[전문가가 권하는 청소년 책 18]
<마티스>
타리에이 베소스 지음, 정윤희 옮김, 살림Friends 펴냄, 2009년 6월 출간, 1만원 마티스는 곧 마흔이 되는 지적장애인으로, 마흔 살인 누나와 둘이 삽니다. 그들의 집 앞에는 서로 꼭 끌어안고 있는 포플러 나무 두 그루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 나무들을 ‘마티스와 헤게 나무’라고 부릅니다. 마티스는 자신을 부양하느라 지친 누나의 기분을 풀어주고 기운도 줄 겸, 누나에게 “누나는 번개 같아”라고 말합니다. 저는 그 첫 표현에서부터 마티스라는 인물과 그가 살고 있는 노르웨이의 외진 숲과 호수의 마을에 빠져들었습니다. “누나는 번개 같아”라고 표현하는 마티스의 넉살과 유머, 시적이고 순결하고 섬세한 마음이 소설 전체를 끌고 갑니다. 소설은 마티스가 생활비를 벌고자 일자리를 구하러 집을 나서는 데서 시작됩니다. 하지만 마티스는 정상적인 인간의 노동에서는 무력하기 짝이 없습니다. 대신 마티스는 우연히 날아든 멧도요새의 날갯소리를 듣고 힘을 얻습니다. 한밤중에 날아든 멧도요새에게 마티스가 자신의 마음을 투영하는 장면은, 마티스를 이 지구에 길을 잘못 찾아 날아든 한 마리 새- 혹은 우아한 새의 정령- 처럼 느끼게 합니다. 마티스는 슬프고 외로웠지만 그 마음은 너무나 다정하고 깨끗하기에, 마티스는 우리 마음의 순결하고 순수했던 부분을 자극합니다. 만약 누군가의 간절한 소원을 이뤄주는 천사가 있어서 그를 원하는 곳으로 되돌려 보내준다면, 마티스는 누나와 단둘이 살던 그 집으로 돌아가기만을 바랄 것 같습니다.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멧도요새의 날갯짓, 마티스의 날갯짓, 천사의 날갯짓을 계속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자 하얗고 깨끗한 무언가가 보름달 뜬 겨울 호수 위 하늘로 고요히 떠오르는 것 같았습니다.
정혜윤 CBS 라디오 PD
〈마티스〉
타리에이 베소스 지음, 정윤희 옮김, 살림Friends 펴냄, 2009년 6월 출간, 1만원 마티스는 곧 마흔이 되는 지적장애인으로, 마흔 살인 누나와 둘이 삽니다. 그들의 집 앞에는 서로 꼭 끌어안고 있는 포플러 나무 두 그루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 나무들을 ‘마티스와 헤게 나무’라고 부릅니다. 마티스는 자신을 부양하느라 지친 누나의 기분을 풀어주고 기운도 줄 겸, 누나에게 “누나는 번개 같아”라고 말합니다. 저는 그 첫 표현에서부터 마티스라는 인물과 그가 살고 있는 노르웨이의 외진 숲과 호수의 마을에 빠져들었습니다. “누나는 번개 같아”라고 표현하는 마티스의 넉살과 유머, 시적이고 순결하고 섬세한 마음이 소설 전체를 끌고 갑니다. 소설은 마티스가 생활비를 벌고자 일자리를 구하러 집을 나서는 데서 시작됩니다. 하지만 마티스는 정상적인 인간의 노동에서는 무력하기 짝이 없습니다. 대신 마티스는 우연히 날아든 멧도요새의 날갯소리를 듣고 힘을 얻습니다. 한밤중에 날아든 멧도요새에게 마티스가 자신의 마음을 투영하는 장면은, 마티스를 이 지구에 길을 잘못 찾아 날아든 한 마리 새- 혹은 우아한 새의 정령- 처럼 느끼게 합니다. 마티스는 슬프고 외로웠지만 그 마음은 너무나 다정하고 깨끗하기에, 마티스는 우리 마음의 순결하고 순수했던 부분을 자극합니다. 만약 누군가의 간절한 소원을 이뤄주는 천사가 있어서 그를 원하는 곳으로 되돌려 보내준다면, 마티스는 누나와 단둘이 살던 그 집으로 돌아가기만을 바랄 것 같습니다.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멧도요새의 날갯짓, 마티스의 날갯짓, 천사의 날갯짓을 계속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자 하얗고 깨끗한 무언가가 보름달 뜬 겨울 호수 위 하늘로 고요히 떠오르는 것 같았습니다.
정혜윤 CBS 라디오 P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