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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청소년 책] 누구를 위한 과학인가

지속 가능한 사회는 물론, 지속 가능한 과학기술을 만드는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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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10-27 18:09 수정 : 2009-10-30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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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권하는 청소년 책 18]

<멋진 신세계와 판도라의 상자>
연세 과학기술과 사회연구 포럼 지음, 송기원 엮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2009년 10월 출간, 1만1천원

〈멋진 신세계와 판도라의 상자〉
우리 사회에서 “누구를 위한?” 같은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있을까? 구세대는 “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대신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를 물었고, 신세대는 “무엇을 위한 성공인가?” 대신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를 묻는다. 과학에서도 비슷하다. 과학자들을 괴롭히는 질문은 “누구를 위한 과학기술의 발전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과학기술을 발전시켜야 하는가?”이다.

예술과 문학에서는 비평가들이 독자에게 작품에 대해 성찰적으로 생각해보길 주문한다. 그렇지만 전문화되고 난해한 현대 과학에서는 비평이 설 땅이 좁다. 과학자 자신이 ‘누구를 위한’을 묻지 않는다면, 이를 대신할 사람을 찾기 힘들다. 학제 간 분야인 과학기술학(STS·Science and Technology Studies)이 이런 일을 해야 하는데, STS는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학과 만능주의에 눌리고 이과-문과의 경계에 끼어서 질식할 지경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책의 출현은 고맙다. 여기에는 과학기술자들이 주축이 되어 과학기술과 사회의 관계에 대해 성찰한 결과가 담겼기 때문이다. 책은 유전자 문제, 환경 문제, 정보기술(IT), 연구진실성, 국가연구개발정책 등 과학기술과 사회의 관련에 대한 굵직한 주제를 쉽게 다루고 있다. 전반적인 강조점은 과학에 가치가 내재돼 있고, 과학기술이 사회와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발전하며, 과학기술자들이 과학기술의 발전에 대해 성찰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속 가능한 사회는 물론, 지속 가능한 과학기술을 만드는 비법이다. 이 둘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그 과정에서 닮아가는 것이기에.

홍성욱 서울대 교수·과학기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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