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녹색평론선집3>외
등록 : 2009-02-25 17:22 수정 : 2009-02-26 19:55
<녹색평론선집3>
김종철 엮음, 녹색평론사(02-738-0663) 펴냄, 1만6천원
1996년 봄부터 1999년 여름까지 격월간 <녹색평론>에 실린 글 중에서 선별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시대의 기시감 때문인지, 여전히 시의적절한 글이 많다. 반다나 시바, 존 바이달 등 저명한 생태학자의 글도 있지만 ‘생활인’의 글이 돋보인다. 하워드 리먼은 ‘성난 카우보이’에서 대를 이어오전 축산업자가 왜 채식주의자가 되었는지를 말한다. 이덕자는 유기농 직거래 모임 한울회 이야기를 전한다. 목수 니시오카 쓰네카츠는 나무를 장수하게 하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프로이트, 영혼의 해방을 위하여>
김덕영 지음, 인물과사상사(02-325-6364) 펴냄, 1만4천원
사회학자가 심리학자 프로이트를 불러냈다. 정신분석학을 해설하기보다는 프로이트를 해설한다. 정신분석학이 어떻게 서구 지성사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수 있었는지, 종교와 전쟁이 프로이트에게 갖는 의미 등이 무엇인지를 살핀다. 프로이트는 후반기 자연과학으로서 정신분석학에서 나아가 문명과 문화의 기원과 존재를 통일적으로 설명하는 사고체계를 추구한다. ‘슬퍼할 수 있는 능력의 부재’로 나치 시대의 집단 광기를 다룬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사회학자가 파고든 이유다.
<생명의 지배영역>
로널드 드워킨 지음, 박경신·김지미 옮김, 이화여자대학교 생명의료법연구소(02-3277-4227) 펴냄, 2만원
18세기 이후 ‘생명’이라는 전 우주적 규모의 문제는 공적 영역으로 들어왔다. 문제는 이 책의 부제 ‘낙태, 안락사 그리고 개인의 자유’로 요약된다. 원서는 1992년에 나왔다. 이후 유전학과 생식공학이 기술적으로 발전했지만 질문의 구조는 이 책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저자는 낙태와 안락사를 논쟁적으로 옹호한다. 주요 논쟁을 정리하고 법의 변화를 추적하고 사안에 부딪히게 되는 여러 모순되는 상황을 구체적인 예로 든다.
<로버트 단턴의 문화사 읽기>
로버트 단턴 지음, 김지혜 옮김, 도서출판 길(02-595-3153) 펴냄, 2만원
<고양이 대학살>의 저자가 프린스턴 대학출판부에서 일한 경험을 토대로 던지는 말은 이렇다. “학제적이 되라. 분야들을 혼합하라. 대담해져라, 아니 그렇게 보이라. 수정주의자가 되라. 저속해져라, 아주 조금만. 제대로 된 제목을 골라라.” <뉴욕타임스> 기자로 일한 경험에서 이런 교훈이 나온다. 신문사의 내부 논리에 따라 취재 사건은 이미 존재하는 양식을 좇아 가공된다. 그의 잡지 기고글을 모은 책에는 지성사에서 사회사와의 결합을 통해 문화사에 이르는 여정이 그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