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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보스턴 대신 동숭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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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05-08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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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클리에서 공부하기 위해서 반드시 보스턴으로 갈 필요는 없다. 서울 동숭동에 위치한 서울재즈아카데미는 창립 초기인 95년부터 버클리 음대와 자매결연을 맺어 수업하고 있다. 버클리 음대는 실용음악교육의 국제적인 확대를 위해 버클리 인터내셔널 네트워크(BIN)를 운영하고 있는데 서울재즈아카데미는 전세계 BIN 22개 교육단체가 가운데 하나로 등록돼 있다. 버클리 음대처럼 정규학교는 아니지만 1년 기간의 정규교육과정에는 화성학, 청음, 앙상블 워크숍 등 버클리와 유사한 과목체계와 같은 교재로 수업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세계 대중음악학교 가운데 유일하게 버클리에만 있는 필름 스코어링 과목을 개설해 노형우씨 등 버클리에서 학위를 받은 교수진이 가르치고 있다. 이 수업뿐 아니라 서울재즈아카데미의 교수진은 버클리 출신이 반 정도를 차지한다.

또한 1년에 한번씩 버클리의 교수들이 와서 워크숍을 진행하고 학생들과 함께 공연도 한다. 여름 프로그램의 일환인 버클리 워크숍에서는 버클리 장학생 선발을 위한 오디션도 열린다. 버클리에서는 세계의 우수한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서 해마다 전세계의 BIN을 다니면서 장학생 선발 오디션을 개최한다. 서울재즈아카데미는 해마다 10명 이상의 학생들을 합격시켜 BIN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합격률을 자랑한다. 또한 재즈아카데미 자체적으로 선발한 학생 2명을 버클리로 유학보내기도 한다. 10개의 정규 스튜디오와 100개 이상의 연습실을 운영하는 버클리에 비할 수는 없지만 서울재즈아카데미의 수업기자재는 웬만한 실용음악과의 수준을 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곳 학생들 가운데서도 버클리 유학을 꿈꾸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덕분에 이곳에서 수업을 하는 버클리 출신 교수들은 버클리 유학준비생들의 상담교사 노릇도 하고 있다. 친절히 도와주기는 하지만 이곳 교수들 역시 “버클리 졸업장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충고를 잊지 않는다. 이곳에서 뮤직히스토리와 기타를 가르치고 있는 김정배씨는 “다른 교육기관에 비해 수업의 질은 좋은 데 비해 학생들이 소극적인 점이 아쉽다”고 말하면서 “교수들을 쫓아다니면서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얻어내지 않는다면 아무리 버클리라고 해도 별로 배워올 것이 없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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