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살려달라구? 그 소리 듣기 좋은데, 응? 난 그러기 싫거든!”
임신한 여자의 머리채를 낚아챈 미남풍 침입자가 실룩거린다. 도망치려는 여자를 어둠 속 거실에서 둔기로 마구 내리치는 ‘쾅쾅’ 소리. 다시 묻는다. “맷집 좀 있어요?”
늘어진 주검 위에서 “네 남자는 너의 목숨만큼 중요한 명예를 나에게서 빼앗았어”라고 내뱉는 침입자. 19시간 뒤 여자 마리의 주검을 보고 부들부들 떠는 애인은 앞날을 약속했던 형사 준하. 그가 날 시퍼런 식칼을 들고서 복수극을 시작한다. 여자를 죽인 이는 준하가 폭력배와의 유착 사실을 폭로하는 바람에 투옥됐다가 원한 품고 출소한 전직 검사. 그리고 이후 상황은 엽기적으로 꼬여간다. 무덤에 묻혔던 여자의 주검이 다시 파내어져 휠체어 타고 등장하고, 주인공 손에 난자당해 살해됐던 살인범, 동료, 경관이 되살아나 준하의 집 문을 두들긴다. 그리고 살인결혼식의 축가까지. 그 섬뜩한 절규, 노랫소리 속에서 살인의 악몽이 변주된다. 어떤 상황이 현실이고 꿈인지를 알 수 없는 격한 반전과 반전 사이에서 관객은 몰입과 냉정 사이를 오간다. 여름밤 더욱 살가운 스릴러극 <로즈마리>(연출 김태린)는 기실 5월부터 시작한 정통극. 명예, 사랑 등을 상실한 인간 심리가 낳는 비극을 다룬다. 서스펜스 살인극 설정이지만, 상황만 조금 바꾼 뒤 대사와 동작을 그대로 되풀이하는 순환식 구성이 이어지면서 보고 생각하는 재미를 덧붙여준다. 2005년 초연작으로 8월31일까지 대학로 미러클 씨어터 2관(02-742-7261)에서 계속된다. 목·금요일은 밤 10시 심야극. 1924년 미국 시카고의 유괴 살인극을 소재로 한 뮤지컬 <쓰릴 미>(7월28일~10월12일 충무아트홀, 02-744-4334)와 거장 히치콕의 공포영화를 연극화한 <39 계단>(8월17일~9월18일 동숭아트센터, 02-2250-5900)도 추천작.
<로즈마리>
늘어진 주검 위에서 “네 남자는 너의 목숨만큼 중요한 명예를 나에게서 빼앗았어”라고 내뱉는 침입자. 19시간 뒤 여자 마리의 주검을 보고 부들부들 떠는 애인은 앞날을 약속했던 형사 준하. 그가 날 시퍼런 식칼을 들고서 복수극을 시작한다. 여자를 죽인 이는 준하가 폭력배와의 유착 사실을 폭로하는 바람에 투옥됐다가 원한 품고 출소한 전직 검사. 그리고 이후 상황은 엽기적으로 꼬여간다. 무덤에 묻혔던 여자의 주검이 다시 파내어져 휠체어 타고 등장하고, 주인공 손에 난자당해 살해됐던 살인범, 동료, 경관이 되살아나 준하의 집 문을 두들긴다. 그리고 살인결혼식의 축가까지. 그 섬뜩한 절규, 노랫소리 속에서 살인의 악몽이 변주된다. 어떤 상황이 현실이고 꿈인지를 알 수 없는 격한 반전과 반전 사이에서 관객은 몰입과 냉정 사이를 오간다. 여름밤 더욱 살가운 스릴러극 <로즈마리>(연출 김태린)는 기실 5월부터 시작한 정통극. 명예, 사랑 등을 상실한 인간 심리가 낳는 비극을 다룬다. 서스펜스 살인극 설정이지만, 상황만 조금 바꾼 뒤 대사와 동작을 그대로 되풀이하는 순환식 구성이 이어지면서 보고 생각하는 재미를 덧붙여준다. 2005년 초연작으로 8월31일까지 대학로 미러클 씨어터 2관(02-742-7261)에서 계속된다. 목·금요일은 밤 10시 심야극. 1924년 미국 시카고의 유괴 살인극을 소재로 한 뮤지컬 <쓰릴 미>(7월28일~10월12일 충무아트홀, 02-744-4334)와 거장 히치콕의 공포영화를 연극화한 <39 계단>(8월17일~9월18일 동숭아트센터, 02-2250-5900)도 추천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