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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해골이 하늘에 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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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7-24 00:00 수정 : 2008-10-3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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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 김경욱 기자dash@hani.co.kr

헉! 공중에 둥둥 뜬 해골 조각들. 화랑에 들어서자마자 등골이 서늘해진다. 처음 마주한 건 아이의 해골. 두 손을 합장한 채 책상다리를 하고 있다. 살점이 붙어 있다면 명상하는 모습이었을 게다. 좌우로 고개를 돌리면 아이 해골과 똑같은 자세의 어른 해골 한 쌍이 서로를 마주 본다. 워낙 자세와 형태가 자연스러워 떠 있는 듯한 착시감을 준다. 작품명은 <사느냐 죽느냐>와 <환영에 대한 명상>. 8월3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 차려진 영국 미술가 마크 퀸의 개인전 작품들이다. 물론 해골은 진짜가 아니다.

퀸은 1991년 자신의 몸에서 뽑은 피 4ℓ를 얼려 만든 머리상 <셀프>라는 작품으로 전세계적 화제를 낳은 기인. 그런 그답게 이 전시 역시 섬뜩한 느낌이 화랑 곳곳에 배어 있다. 밀가루로 틀을 만든 뒤 오븐에 구워내 청동을 덧입힌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 조각상은 흉물스럽고 기괴하기 짝이 없다. 여기에 7월29일부터 8월5일까지 서울 상암동 시네마테크에서 열리는 ‘괴수대백과: 한국 괴수가 온다’전을 관람하면 올여름이 더욱 서늘할 것이다. 김기덕 감독의 <대괴수 용가리>(1967)부터 봉준호 감독의 <괴물>(2006), 심형래 감독의 <디 워>(2007)에 이르기까지 국내 대표적인 괴수영화를 만날 수 있다. 관람료도 ‘공짜’. 이보다 더 시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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