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이, 사이버 공간으로 가다
드디어 뜬다. 반쪽이를 만나며 지겹게 들어왔던 “언젠가 인터넷에도 내 아이디어를 전파할 날이 올거야”라는 다짐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제는 ‘생활박물관’으로 변한 경기도 과천의 열두평 서민아파트가 사이버 공간으로 이사하고 있는 것이다.
‘반쪽이와 함께 뚝딱뚝딱 DIY’(
www.banzzogi.net) 사이트가 이달 하순 시범공개된다. 현재 모든 자료 입력이 거의 완성된 상태.
www.banzzogi.net/home으로 들어가면 개략적인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인터넷에는 문외한이던 최정현씨를 “살살 꼬드긴” 사람은 대학시절 함께 민화연구회를 만들어 활동하던 20년지기 하영권(40)씨다. 하씨는 인터넷을 이용하면 DIY 정보를 전국민들에게 쉽게 확산시킬 수 있다며 작년 말부터 팀을 꾸려 작업을 시작했다. “생활 DIY가 이 시대의 민화다”라는 게 하씨의 신념이다.
이 사이트를 처음 방문하면 최씨의 딸 하예린이 그린 벌이 어지럽게 날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벌집 칸칸마다 ‘남녀가 함께 하는 부엌’, ‘창조적 가족문화가 넘치는 마루 거실’, ‘회장실처럼 꾸며진 화장실’ 같이 새로운 주거문화를 만들 수 있는 기초정보, 견본상품 등이 연결돼 있다. 이 사이트에 올려진 반쪽이의 집은 우리만의 새로운 아파트 생활을 위한 모델하우스이다.
현재 연재하고 있는 DIY 작품 전체와 함께 상세한 관련정보를 탐색할 수도 있다. 초보자를 위해 공구사용법이나 자재구입 정보도 게재하며 값싸고 생활에 꼭 필요한 추천상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왕초보’들은 이메일을 통해 반쪽이에게 상담받을 기회도 제공된다. 뿐만 아니라 ‘육아 일기’ 등 최씨가 연재한 모든 만화를 덤으로 구경할 수 있다.
사이트 운영자인 하씨는 ‘반쪽이 정신’에 공감하여 사이트를 찾은 사람들을 규합하려는 거대한 야심을 가지고 있다. 사이트 가입자는 회원이 아니라 ‘가족’으로 분류된다. 지속적인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진정한 정보공동체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 사이트에 대한 건의사항이나 질문이 있으면
hapum@banzzogi.net으로 메일을 보내면 된다.
“DIY는 다른 선진국들에는 이미 오래 전에 정착돼 있는 문화에요. 일본만 해도 그 역사가 50년은 됐죠. 우리나라는 시작하려 해도 어디서 어떤 물건을 구입해야 되는지부터가 막막해요. 인터넷을 통해 그 정보를 상세히 알려주고 싶어요. 뿐만 아니라 DIY 작업을 함께 해 나가면서 삶에 대한 철학까지 공유했으면 해요. 클릭하세요!” 최씨가 사이트 공개를 앞두고 네티즌에게 보내는 초대말이다.
유현산기자
bretol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