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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성’을 말하는 ‘언니’의 카리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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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5-22 00:00 수정 : 2008-11-1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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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TV의 <카마수트라>

▣ 안인용 기자 한겨레 매거진팀nico@hani.co.kr

언니들이 사계절 가리지 않고 벗어대는 케이블TV 드라마가 넘쳐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헐벗은 언니들은 나 같은 여성 시청자에게는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한다.

그러나 OCN <메디컬 기방 영화관>은 달랐다. <메디컬…>이 여타 ‘막장’ 케이블TV 드라마와 달리 일정량의 감흥을 남겨준 데에는 ‘영화관’의 주인 계월(이일화)이 한몫했다. 우아한 자세로 앉아 낮은 목소리로 또박또박 치색에 대해 설명하는 계월에게는, 기녀 매창(서영)에게선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있다. ‘성’에 대해 깨달음을 얻은 고수만의 카리스마다.

계월보다 더 짙은 카리스마를 가진 언니는 리얼TV 새벽 시간에 주로 등장하신다. 그의 이름은 카타리나 헤고피안(사진). 아르헨티나 모델 출신인 카타리나는 <카마수트라> 시즌 1·2와 <탄트라>까지 종횡무진하시며 성에 관한 지식을 친히 전해주신다. 카타리나의 마력은 문학과 철학을 얘기하듯 진지하게 성에 대해 얘기하는 그 표정이다. 고혹적인 눈빛으로 체위에 대해 정교하게 설명하는 목소리에서는 다른 이와 비견될 수 없는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카타리나의 입에서 인도의 고서 <아낭가랑가>나 <카마수트라>에 나와 있는 성에 관한 얘기가 흘러나오면 TV 앞으로 바싹 다가가게 된다. 희한한 것은 <카마수트라>를 보고 나면 성에 관한 지식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고, 카타리나가 말하는 모습만 잔상으로 남는다는 거. 역시, 아르헨티나의 고수는 어디가 달라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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