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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새책] <국가와 희생>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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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2-21 00:00 수정 : 2008-09-17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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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희생

다카하시 데쓰야 지음, 이목 옮김, 책과함께(02-335-1982) 펴냄, 1만3천원

<결코 피할 수 없는 야스쿠니 문제>를 통해 국민의 희생을 유도하는 국가의 장치를 살펴본 작가가 이 주제에 대해 좀더 보편적으로 다가갔다. 여기에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피해 추모시설, 한국의 국립현충원까지 다뤄진다. 한국의 추모시설에는 정리되지 못한 복잡다단한 우리 근현대사가 녹아 있다. 항일 애국지사와 베트남전 전사자를 한꺼번에 기리는 식이다.

이곳만은 지키자, 그 후 12년

김경애 지음, 수류산방(02-735-1085) 펴냄, 1만9800원


1992년 <한겨레>에 1년6개월간 연재된 ‘이곳만은 지키자’는 “10년쯤 뒤 다시 찾겠다”는 약속을 했다. 2003년 약속대로 신문은 ‘이곳’을 다시 찾아갔다. 55곳의 답사 지역이 35곳으로 줄어든 데는 이유가 있다. 풀꽃과 나무가 있었던 자리에 거대한 아파트 단지, 도로, 댐이 들어차 있었기 때문이다. 책이 늦게 출간된 점을 감안해, 신문 연재분에 더해서 ‘2003년 그 이후’를 실었다.

미술, 만화로 읽다

정숙경 지음, 한길아트(031-955-2032) 펴냄, 1만5천원

“이 책 한 권이면 미술 완전 정복이다!” “뻥치지 마.”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미술책이래.” “‘재미있는’이 붙으면 어렵단 얘기잖아.” 책표지에 그려진 유명한 회화 속 인물들이 대화를 나눈다. 이런 ‘솔직한’ 대화가 가능한 것은 미술을 만화로 접근했기 때문일 것이다. 정의부터 장르 등의 ‘미술개론’을 만화로 쉽게 설명했다. 예술과 환영, 자아의 허구성 등 ‘물론’ 어려운 이야기도 많다.

내게 말을 거는 공간들

임혜지 지음, 한겨레출판(02-6383-1609) 펴냄, 1만5천원

현재 <한겨레>에 ‘독일 운하 이야기’ 칼럼을 쓰고 있는 문화재 건물 전문가의 건축 이야기. 독일 현장에서 겪은 생생한 사례를 들려주며 건축을 일상생활 공간 속의 일로 여기게끔 하는 재주가 있다. 새로 이사간 집을 꾸미는 과정을 다룬 집 이야기, 뮌헨과 카를스루에의 건축 역사를 다룬 도시 이야기, 문화재를 발굴하면서 겪은 현장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정조와 철인정치의 시대 1, 2

이덕일 지음, 고즈윈(02-325-5736) 펴냄, 1만2800원

비극적 운명을 타고나 끊임없는 수양으로 새로운 조선을 건설하려 한 정조의 일대기. 사도세자, 외척 전쟁, 3대 모역 사건, 흑두봉조하 홍국영, 규장각, 송시열 후손 추대 사건, 남인과 천주교 등 18가지 주제로 서술해나간다. 천주교를 사회적·철학적 차원에서 접근하고 “제왕에게는 사(私)가 없다”고 되뇌던 부지런한 철인군주 정조의 면모를 실록과 개인 문집 등의 사료를 통해 재구성했다.

그녀에게 말하다

김혜리 지음, 씨네21(02-6377-0538) 펴냄, 1만3천원

“배우 수업에 들어가면 누구나 자기를 표현하기 위해 처음 제거해야 할 억압이 있을 텐데요. 송강호씨에겐 무엇이었나요?” 좋은 말을 끄집어내는 것은 좋은 질문이다. 만나는 사람에 관한 모든 정보를 섭렵하고 던지는 ‘그들에게 딱 맞는’ 질문은 인터뷰이의 하고 싶은 말을 정확하게 조준한다. 최고의 인터뷰어 김혜리가 <씨네21>에 연재한 “오감을 한 사람에게 집중시킨” 짝사랑의 축소판.

헝그리 플래닛

피터 멘젤·페이스 달뤼시오 지음, 김승진·홍은택 옮김, 윌북(031-955-3777) 펴냄, 2만5천원

전세계 24개국 총 30가족의 일주일 식사를 취재하고 사진에 담았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아웃백에서는 야생 캥거루와 도마뱀을 잡아먹고, 그린란드의 사냥꾼은 바다표범을 잡는다. 흙바닥에 죽 냄비 하나를 두고 10명이 둘러앉아 먹는 수단 난민의 식탁이 있고, 대형 할인점의 요란한 진열대에서 물건을 고르는 미국인들이 있다. 사진은 ‘부족’에서 ‘포만’으로 변해가는, 식탁의 세계화 현장을 포착하고 있다.

처음연애

김종광 지음, 사계절출판사(031-955-8558) 펴냄, 8500원

김종광이 청소년을 위해 쓴 ‘1318 사랑 역사’. 4·19 혁명, 전태일 분신, 전교조 사태, 1987년 태풍 셀마, 88서울올림픽, 91년 학생 데모, IMF, 2002년 월드컵 등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 소설 속에 녹아 있다. 1960년대에는 몰래 풋풋한 감정을 키워나간다면 요즘에는 여자아이가 먼저 남자아이에게 ‘우리 사귈래?’라고 당당하게 물어본다. 선물도 변한다. 손수 뜬 스웨터와 편지는 문자 메시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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