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렬복간 리스트
2007년 신간 출간 종수 5만3226종(대한출판문화협회 자료). 벌써 사라진 책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열렬한 복간의 선택을 받는다는 것은 ‘축복’이다. 알라딘 서재 리뷰어 로쟈와 문학평론가 신형철씨에게 재출간을 바라는 책 3권을 부탁했다. 장르문화 매거진 월간 <판타스틱>은 ‘올해는 이 번역소설을 읽고 싶다’라는 주제로 다음카페 ‘일본 미스터리 문학 즐기기’, 행복한책읽기 출판사 사이트 ‘해피SF’, 네이버 ‘SF카페안드로메다’ 카페에서 설문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를 ‘절판’본만으로 한정해 정리해보았다. 설문조사 결과와 추천작들은 <판타스틱> 2월호 특집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로쟈의 선택 3: 첫 번째는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인류학>(종로서적). 이전에 2권짜리의 절반 분량이 나왔는데, 다시 나온다면 당연 완역·완간돼야 한다. 레비스트로스가 워낙에 연로하기 때문이고 한편으로 그의 주저를 서점에서 구경할 수 없다는 건 좀 ‘쪽팔린’ 일이다. 레비스트로스와 절친했던 로만 야콥슨의 <문학 속의 언어학>(문학과지성사)도 다시 나와야 할 책이다. 나온 책은 발췌역이었는데 다시 나온다면 완역돼 나와야 한다. 야콥슨 전집은커녕 이 정도 책도 시중에서 못 구한다면 역시나 ‘쪽 팔린’ 일이다. 두 번째 책은 일본의 A급 학자 이마무라 히토시의
<역사와 인식>(한실·1992). 그의 <근대성의 구조>도 품절인데, 절판됐다면 다시 나와야 할 책이다. 얇고 재밌는데, 왜 안 나오는지 모르겠다. 세 번째 책은 제이 레이다의
<소련영화사1>(공동체·1983). 1권이 나오고 그걸로 절판됐다. 80년대 초반에도 이런 책들이 나왔는데, 요즘은 왜 그럴까. 이왕이면 최근의 러시아 영화사들도 소개되면 좋겠다. 타르코프스키의 <순교일기> 같은 책도 ‘품절’ 혹은 ‘절판’으로 뜨는데, 이것도 창피한 일이다.
신형철의 선택 3: 시바타 쇼의
<그래도 우리 젊은 날>.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인 동시대 코즈모폴리턴들의 소설을 읽느라 우리가 놓친 일본 소설들 중 하나. 전공투 세대의 ‘후일담’소설이다. 내가 읽은 가장 아름다운 후일담 소설. <청춘>이라는 제목으로 재출간된 적이 있으나 반드시 원래 제목으로 다시 나와야 한다. 잭 케루악의
<길 위에서>. 비트제너레이션의 성서. 그러나 그런 얘기는 이제 그만 듣고 싶다. <전후미국문제소설집>(신구문화사·1962)에 수록돼 출간된 적 있으나 그 이후로는 본 적이 없는 물건. 실물을 보여달라.
이세룡의 시집들 <빵> <채플린의 마을> <종이로 만든 세상> 등. 김종삼의 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의 시가 애틋할 것이다. 평균 열 줄을 넘지 않는 짧은 시들이 주는 맑고 슬픈 여운들. 이 시인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일본 미스터리 문학 즐기기’의 선택: 오사와 아리마사의
<신주쿠 상어> 시리즈. 우리나라에선 3부까지 나오고 절판됐는데, 일본에선 계속 나오는 것 같더군요. 흔한 형사물인 줄 알았는데, 뒤로 갈수록 그 이상의 것이 있습니다. 일단 속도감 있는 재미가 일품이죠.(몬스터) 일본 최고의 문학가 다카무라 가오루
<마크스의 산> <석양에 빛나는 감>. 두 작품은 소개가 되었으나, 절판된 뒤 컬렉터들의 제1표적이 됐습니다. 생생한 상황묘사와 사실적인 캐릭터, 결말의 큰 감동. 이렇듯 최고의 요건들을 두루 갖춘, 고다 시리즈 전작이 출간됐으면 합니다.(이웃 변태) 재닛 에바노비치의
스테파니 플럼 시리즈 코미디와 추리의 즐거운 만남, 제 취향에 딱 맞는 소설입니다. 시공사에서 펴낸 2편을 재밌게 읽었습니다. 시리즈가 10편이 넘는 걸로 아는데 모두 나오길 희망합니다.(다크 워크) 아야쓰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가 재출간됐으면 합니다. 시계관, 십각관, 암흑관 제외하고는 너무 구하기가 힘드네요. 발품을 팔아도 보이지 않는 그 소설들! 정말 저를 너무 애태우더군요.(가을이/ 사요코/ whitebong7)
‘해피SF’의 선택: 올래프 스태플튼의 작품들.
<이상한 존>은 70년대쯤에 어린이용으로 한번 나오긴 했지만, 어린이용이고 그게 마지막이었습니다. 어린이용이 아닌 완전 번역본으로 보고 싶습니다.
<스타메이커>나 다른 작품들도 마찬가지구요^^(HAMANE)
<지저 세계 펠루시다>를 추천합니다. 아동용 축약본 외에는 제대로 출간된 적이 없는 것으로 압니다. 인간은 누구나 새로운 세계를 동경하지요. 그것이 종종 외부로 나아가는 것만 떠올리게 하는데, 그렇지만은 않다는 걸 알게 해준 작품입니다. 우리가 이미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던 지구를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됐답니다.(펠루시다) 국내에서 출간 중이지만 자꾸 지연되는
어슐러 K. 르귄의 책들을 어서 보고 싶습니다. 절판된 책도 그렇지만 아직 출간되지 못한 책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철학적이고 감수성이 풍부한 르귄만의 공상과학(SF), 판타지에 맛을 들이면 헤어나올 수가 없어요.(whitfume) 존 윈덤의
<트리피드의 날>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어릴 적에 아동용 축약본으로 감명 깊게 읽었던 SF소설인데 아직까지 국내에 완역본이 소개된 적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dopeLgangER)
‘SF카페 안드로메다’의 선택: 존 윈덤의 작품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아동용으로 나온 걷는 식물 트리피드 정말 재미있게 봤었는데, 그의 다른 작품
<저주받은 마을>도 침략을 테마로 한 SF 스릴러라고 하네요. (엽기부족) 레이 브래드버리의
<화성 연대기> 재간을 바랍니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