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비뉴 큐>의 ‘인터넷은 포르노를 위한 거야’
▣ 원종원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뮤지컬 평론가
좋은 노래, 멋진 춤을 만나는 것에 못지않은 뮤지컬의 즐거움이 또 있다. 바로 끝 모를 상상력이 주는 지적인 자극이다. 도대체 저런 아이디어가 어디에서 샘솟은 것인지 제작진의 기발한 발상에 얼얼할 정도로 박수를 치게 되는 것이 이런 작품의 매력이다. 배우와 인형이 함께 등장하는 뮤지컬 <애비뉴 큐>(Avenue Q)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흥미로운 뮤지컬이다. 텔레비전용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의 인형들이 성인이 됐다면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가 기본 설정인데, 어른들의 은밀한 이야기 소재들을 천연덕스럽게 툭툭 내뱉어도 인형이라서 용서되는 별스런 재미가 담겨 있다. 그 과정에서 등장하는 직설적인 가사와 풍자, 해학은 객석을 폭소의 도가니로 만든다. ‘인터넷은 포르노를 위한 거야’도 인기곡인데, 정보기술(IT)의 장점을 이야기하는 여자 인형 뒤에서 포르노 사이트 예찬론(?)을 펼치는 남자 인형들의 모습은 배꼽을 잡게 한다. 격식 따지길 즐기는 현대인들에게 <애비뉴 큐>는 정곡을 찌르는 시원스러움을 선사한다. 우리말 번안 무대도 만나볼 수 있다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지는 요즘 세계 극장가의 히트 뮤지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