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글 최규석
이유는 모르겠는데 오랫동안 만화는 가난한 사람들의 예술이었다.
그래서 입시미술학원의 만화반은 유독 빈부격차가 심하다.
대학에 만화과가 없던 십여년 전이라면 어느 작가의 문하나 등록금 싼 국립대에 들어갈 생각을 했을 아이들이 부모의 등골을 빼서 학원으로 몰려드는 것이다. 일찍 꿈을 찾은 아이들이라 눈은 초롱한데 저녁은 굶는다.
만화과 안 간다고 만화 못하는 것 아니지만 공포심만 부추기는 교육을 10년 넘게 받고도 그 길을 피해갈 수 있는 고교생은 흔치 않다. 내가 바로 그 대열의 선두주자다.
음악이나 무용보다야 덜하겠지만 돈 없는 아이들이 미술학원을 다니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학원비라도 밀리면 원장을 피해 다녀야 하고 가끔 대학 교수들을 불러다가 보는 모의시험이나 이런저런 대회에 참가할 때마다 드는 경비도 만만찮다. 수상 경력이 진학에 도움이 되니 무시하기 힘들다.
그나마 매달 40만원 정도의 회비와 몇만원 수준의 참가비는 어떻게든 해결을 한다 쳐도 몇백만원에 달하는 여름과 겨울방학 보충수업비는 부모 등골로는 감당이 안 된다.
수능을 보고 나면 실기를 볼 때까지 매일 12시간 동안 수업을 받는다. 그러고 나면 아이들은 기계가 된다.
가난한 아이들은 시간을 쪼개 돈벌이와 수업을 병행하지만 하루 6시간만으로는 기계가 되지 못한다.
부모에 대한 죄책감에 지치고 돈벌이에 지치고 친구들에게 뒤처진다는 불안감에 지친다.
끝내는 있는 집 아이들이 돈 주고 산 포트폴리오로 대학 가는 것까지 보게 된다. 이 기막힌 현실을 묵묵히 버텨내는 아이들이 신기하기도 불쌍하기도 해서
“억울하고 화나지 않냐?”라고 물었더니 “돈도 재능이죠”한다.
그래서 입시미술학원의 만화반은 유독 빈부격차가 심하다.
대학에 만화과가 없던 십여년 전이라면 어느 작가의 문하나 등록금 싼 국립대에 들어갈 생각을 했을 아이들이 부모의 등골을 빼서 학원으로 몰려드는 것이다. 일찍 꿈을 찾은 아이들이라 눈은 초롱한데 저녁은 굶는다.
만화과 안 간다고 만화 못하는 것 아니지만 공포심만 부추기는 교육을 10년 넘게 받고도 그 길을 피해갈 수 있는 고교생은 흔치 않다. 내가 바로 그 대열의 선두주자다.
음악이나 무용보다야 덜하겠지만 돈 없는 아이들이 미술학원을 다니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학원비라도 밀리면 원장을 피해 다녀야 하고 가끔 대학 교수들을 불러다가 보는 모의시험이나 이런저런 대회에 참가할 때마다 드는 경비도 만만찮다. 수상 경력이 진학에 도움이 되니 무시하기 힘들다.
그나마 매달 40만원 정도의 회비와 몇만원 수준의 참가비는 어떻게든 해결을 한다 쳐도 몇백만원에 달하는 여름과 겨울방학 보충수업비는 부모 등골로는 감당이 안 된다.
수능을 보고 나면 실기를 볼 때까지 매일 12시간 동안 수업을 받는다. 그러고 나면 아이들은 기계가 된다.
가난한 아이들은 시간을 쪼개 돈벌이와 수업을 병행하지만 하루 6시간만으로는 기계가 되지 못한다.
부모에 대한 죄책감에 지치고 돈벌이에 지치고 친구들에게 뒤처진다는 불안감에 지친다.
끝내는 있는 집 아이들이 돈 주고 산 포트폴리오로 대학 가는 것까지 보게 된다. 이 기막힌 현실을 묵묵히 버텨내는 아이들이 신기하기도 불쌍하기도 해서
“억울하고 화나지 않냐?”라고 물었더니 “돈도 재능이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