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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어른들이 뭐라 하건 당신을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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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8-30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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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슬 다운 더 윈드>의 ‘노 매터 왓’

▣ 원종원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뮤지컬 평론가

때로 뮤지컬 넘버는 그 자체로 훌륭한 콘텐츠여서 독자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해낸다. 쉽게 따라 부를 수 있거나 공연을 보고 오랫동안 입가에 맴돌게 되는 멜로디와의 만남은 뮤지컬의 흥행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그래서 어떤 제작자는 간혹 개막 이전에 콘셉트 음반을 내기도 한다. 유명 가수에게 먼저 노래를 부르게 해 히트를 기록하면 음반 판매로 수익을 창출할 뿐 아니라, 관객 입장에서도 공연을 보며 친숙한 선율에 부담 없이 음악적 재미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99년작 <휘슬 다운 더 윈드>도 대표적인 경우다. 공연의 막을 올리기 전 작곡자였던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당시 아이리시 보이 밴드로 세계적 인기를 누리던 보이존에게 먼저 주제가를 부르게 했는데, 그 곡이 바로 ‘노 매터 왓’(No matter what)이다. 극중 탈옥수를 부활한 예수로 착각한 시골 아이들이 플라스틱 꽃이나 장난감 등 각자 소중한 물건을 가져와 건네주며 “어른들이 뭐라 하건 당신을 믿는다”고 노래하는 장면에서 등장하는데, 뭉클한 감동과 함께 이미 너무나 익숙해져 박수가 절로 터져나올 수밖에 없는 뮤지컬 넘버가 됐다. 대중적인 창작 뮤지컬을 꿈꾸는 우리 제작자들도 적극 시도해볼 만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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