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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춤을 출 땐, 전기처럼 날아다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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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8-23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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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엘리어트>의 ‘전기’

▣ 원종원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뮤지컬 평론가


무대화에 대한 기대가 높은 영화들이 있다. 작품의 내용이나 형식 혹은 독특한 구조상 라이브로 꾸며지는 무대가 더 잘 어울릴 것 같은 작품들이 있기 때문이다. 영국산 영화 <빌리 엘리어트>(Billy Elliot)가 대표적이다. 편부 슬하에서 자란 탄광촌의 한 남자아이가 발레에 천부적인 소질을 보여 온갖 역경을 뚫고 꿈을 이룬다는 성장 스토리는 잔잔한 감동과 함께 무대화에 대한 세간의 기대를 한 몸에 모았다.

그래서 만들어진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가 요즘 큰 인기다. 기획과 연출은 영화에서도 함께한 스티븐 달드리가 참여했고, 음악은 엘턴 존이 만들었다. 특히 무대는 마거릿 대처의 보수당 정권 아래서 위축될 수밖에 없었던 노동자들의 실상을 ‘사실 그대로’ 묘사해 영국 중산층으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영화에서 백미를 이루는 로열 발레 스쿨에서의 오디션 장면은 뮤지컬답게 노래로 대체됐는데, 춤을 출 때 무슨 생각을 하냐는 심사위원들의 질문에 “공기도 되고 전기처럼 날아다닌다”는 빌리의 노래 ‘전기’(Electricity)는 영화에서와 마찬가지로 눈시울 적시는 감동을 연출해낸다. 기회가 된다면 꼭 놓치지 말라고 권하고픈 요즘 흥행 뮤지컬의 명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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