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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새책] <플라이 인 더 시티>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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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7-26 00:00 수정 : 2008-09-1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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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 인 더 시티

신윤동욱 지음, 생각의나무(02-3141-1616) 펴냄, 1만1천원

“돌연사한다면 누군가 내 앞에서 내 글을 읽는 모습을 보다 민망해 죽은 것”이라는 <한겨레21> 신윤동욱 기자가 명을 재촉하는 일을 했다. <씨네21> <프라이데이>에 쓴 영화나 TV평, 생활잡기 등 ‘정신의 누드쇼’를 묶은 것이다. 당신의 죄는 당신이 알렷다. <한겨레21>이 낳은 ‘최고’의 인기 기자가 본 지면에는 도움을 주지 않고 외부 잡지에 글을 ‘정기적’으로 기고하더니, 그 글로 재능 없는 동종 업계 종사자나 사무실 동료들의 기를 팍 죽여놓았다. 어쨌든 그 글들로 세련된 <씨네21> 독자들에게 <한겨레21> 기자들도 세련될 수 있음을 입증했기에 용서는 쉽다. 남동철 <씨네21> 편집장은 “그의 취향에 공감하지 못하는 독자라도 그의 정직함에는 공감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고 말한다. 고백하자면 글을 읽으면 ‘그’ 취향도 공감되더라. 오래 살아야 할 텐데, 많은 독자들이 책에 달려들 것 같아 걱정스럽다.

감정의 롤러코스터


클라우디아 해먼드 지음, 이상원 옮김, 사이언스북스(02-517-4263) 펴냄, 1만5천원

영국 라디오방송 〈BBC4〉에 방송된 프로그램 내용을 엮었다. 심리학 연구자이자 방송 기획자인 저자가 마음 연구의 최전선에 있는 연구자들을 만난 것이 기초 자료다. 즐거움, 슬픔, 역겨움과 죄책감, 사랑과 질투 등 아홉 가지 감정을 일상적이면서도 신기한 에피소드로 살폈다. 여기에 “감정은 우리를 압도하지만 우리가 알고 이용해야 할 대상”이라는 말대로 감정 활용법을 더했다.

오늘의 거짓말

정이현 지음, 문학과지성사(02-338-7224) 펴냄, 1만원

대한민국 강남에도 소설이 있다. 정이현은 삼풍백화점 붕괴 직전 백화점 문을 나섰다. 무너진 백화점에는 친구가 판매원으로 있다. 구직 활동 중이던 그녀에게 친구는 갈 데 없으면 가라, 혹시 목욕탕에 미끄러진 나를 먼저 발견해달라며 집 열쇠를 건네주었다. 현대문학상을 받은 ‘삼풍백화점’은 <문학동네> ‘젊은 작가’ 특집에 자전소설로 실렸던 것이다. 전형적인 강남 깍쟁이의 비의를 엿보는 순간. 이효석 문학상을 받은 ‘타인의 고독’ 등 총 10편이 실렸다.

웰컴 투 더 언더그라운드

서진 지음, 한겨레출판(02-6383-1608) 펴냄, 9500원

제12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지하철에서 깨어난 주인공 나(김하진)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지하철역 밖으로 나가려 하지만 나가기만 하면 정신을 잃고, 깨어보면 상처가 난 채 지하철을 타고 있다. 영원히 빠져나가지 못할 것 같은 뉴욕의 지하철, 빨리 감기와 뒤로 감기로 시간이 뒤죽박죽으로 섞인다. 수법으로 호화롭고 감정적으로 아련한 것이 미국 독립영화 같다.

광기와 천재

고명섭 지음, 인물과사상사(02-471-4439) 펴냄, 1만6천원

책의 제목은 슈테판 츠바이크의 전기 작품 <천재와 광기>를 비튼 것이다. 츠바이크의 책이 광기를 띤 천재들의 ‘위인전’이라면 이 책은 한계를 넘어 자신을 밀어붙였던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성을 보여준다. 히틀러와 네차예프, 푸셰(정치), 루소, 나쓰메 소세키, 카프카(문학), 비트겐슈타인, 하이데거, 푸코(철학)가 그런 삶의 모순을 스스로 드러냈던 인물들이다.

죽음의 상인

도널드 매코믹 지음, 이충섭 옮김, 여름언덕(02-2266-2501) 펴냄, 1만5천원

20세기 초 전쟁을 지배한 전설적인 무기상 배절 자하로프의 전기. 그는 적대관계에 놓여 있던 그리스와 터키에 모두 잠수함을 판 인물로 유명하다. 먼저 그리스에 잠수함 한 척을 팔고 터키에 이를 알려 두 척을 팔았다. 이후 그는 터키와 적대관계에 있던 러시아에 네 척을 팔았다. 한 세대 이상 전설이었으나 아름다운 전설이 아닌 베일 속의 인간을 추적한다.

세계에서 빈곤을 없애는 30가지 방법

다나카 유·가시다 히테키·마에키타 미야코 엮음, 이상술 옮김, 알마(031-955-3565) 펴냄, 9800원

밥 겔도프는 2240억원의 자선공연 수익금을 빈국에 기부했다. 그런데 이 거액이 가난한 나라 빚의 단 며칠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안 겔도프는 “구조를 바꿔야 해”라며 분개했다고 한다. 부조를 통한 생활 개선은 세계 빈곤에 아무런 효력이 없는 것이다. 저자들은 ‘빈곤을 낳는 구조’를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사안별로 착취 형태를 다루고 마지막에 작은 실천들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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