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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늙은 고양이의 노래 “나를 만져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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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7-05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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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츠>의 ‘메모리’

▣ 원종원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뮤지컬 평론가

뮤지컬 <캐츠>는 고양이를 의인화한 T. S. 엘리엇의 시집에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곡을 붙인 작품이다. 인간 세상처럼 부자, 말썽꾼, 바람둥이 등 각양각색의 고양이들이 등장해 발레, 애크러뱃, 재즈댄스 등 다양한 춤과 노래를 선보인 것이 인기의 비결이다. <캐츠>는 특히 ‘메모리’를 빼고 이야기하기 힘들다. 노래의 배경인 늙은 고양이 그리자벨라는 원래 시집에선 찾아볼 수 없다. 작품을 구상하며 로이드 웨버가 주제가를 찾지 못해 고민하던 시절, 미망인이던 발레리 엘리엇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시 몇 편을 그에게 전달했다. 이 중 창녀 고양이에서 영감을 얻은 로이드 웨버는 삽시간에 멜로디를 써 내려갔다. 훗날 뮤지컬 역사상 가장 많이 리메이크된 인기 멜로디가 탄생된 순간이었다. ‘메모리’는 아름다움에 대한 추억의 노래다. 좋아하는 대상에 몸을 비벼대는 고양이의 속성에 빗대 만든 ‘날 만져보면 행복의 의미를 알게 될 거야’라는 노랫말은 특히 많은 사랑을 받았다. 나이 든 관객일수록 더 공감하는 것도 이 뮤지컬 넘버의 신기한 마법이다. 이래저래 이야깃거리가 많은 뮤지컬계의 명넘버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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