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의 ‘괜찮아 이젠’
▣ 원종원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뮤지컬 평론가
극장을 자주 찾다 보면 뜻하지 않게 좋은 작품을 만날 때가 있다. 내겐 창작 뮤지컬 <소나기>가 그런 존재다. 이 작품의 원작은 물론 황순원의 바로 그 단편소설이다. 하지만 무대가 재미를 더하게 된 것은 단순히 유명한 원작 덕만은 아니다. 뮤지컬로 바뀌면서 시공을 넘나드는 줄거리 구조가 입혀졌고, 원작에 상상력을 더한 등장인물들의 내면 이야기가 추가됐기 때문이다. 덕분에 뮤지컬은 원래 이야기뿐 아니라 그 전후 사정도 아우르는, 일종의 ‘소나기 외전’으로 완성되었다.
뮤지컬에서도 소나기 내리는 전원 풍경은 백미를 이룬다. 실제 무대에 비가 내리거나 개울이 흐르는 특수장치를 첨가한 것도 좋았지만, 개울가에서 물장난치는 소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부르는 소녀의 노래 ‘괜찮아 이젠’에는 독특한 애잔함이 깔려 있어 짙은 뒷맛을 남긴다. “괜찮아 이젠, 슬픈 건 바람처럼 지나갈 거야”라는 노랫말은 소녀가 이미 자신의 운명을 직감하고 있었다는 해석도 가능하게 해 흥미롭다. 올여름, 이 작품이 소극장용으로 재구성돼 다시 막을 올릴 것이라는 반가운 소식이다. <소나기>를 기억하는 모든 이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는 무대로 완성되길 기대한다.

뮤지컬에서도 소나기 내리는 전원 풍경은 백미를 이룬다. 실제 무대에 비가 내리거나 개울이 흐르는 특수장치를 첨가한 것도 좋았지만, 개울가에서 물장난치는 소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부르는 소녀의 노래 ‘괜찮아 이젠’에는 독특한 애잔함이 깔려 있어 짙은 뒷맛을 남긴다. “괜찮아 이젠, 슬픈 건 바람처럼 지나갈 거야”라는 노랫말은 소녀가 이미 자신의 운명을 직감하고 있었다는 해석도 가능하게 해 흥미롭다. 올여름, 이 작품이 소극장용으로 재구성돼 다시 막을 올릴 것이라는 반가운 소식이다. <소나기>를 기억하는 모든 이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는 무대로 완성되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