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싱 고즈>의 ‘애니싱 고즈’
▣ 원종원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뮤지컬 평론가
뮤지컬에도 풍자가 있다. 1930년 인기작인 <애니싱 고즈>(Anything Goes)가 그렇다. 연예인처럼 쇼를 하는 선교사,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은행 강도 등 이 작품에는 당시 미국 사회의 유명인을 패러디한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한다. 덕분에 사연도 많다. 예를 들어, 극중 악당으로 등장하는 문페이스 마틴의 원래 이름은 문페이스 무니였다. 당시 뉴저지에서 활약(?)하던 갱의 이름을 빌려쓴 것인데, ‘진짜’ 무니가 이를 알고 자신의 이름을 계속 쓰면 좋지 않을 것이라 으름장을 놓았다. 그래서 제작진은 쇼의 안전을 위해 무니 대신 마틴이라는 이름을 사용했고, 결국 오늘날까지 이 이름이 쓰이게 됐다.
웃음 가득하지만 때론 신랄하기까지 한 세태 풍자는 동명 타이틀의 주제가에도 잘 담겨 있다. “낮이 밤이 되고, 흑인이 백인으로 둔갑하고, 선과 악이 온통 뒤바뀌어도 요즘 사람들은 놀라지 않는다”는 노래 가사는 당시 격변하던 미국 사회의 가치관 혼란을 날카롭게 꼬집는다. 우리도 한때 시사 코미디가 큰 인기를 누리던 시절이 있었다. 한국식 시사 풍자 뮤지컬은 어떨까. 솜사탕 같은 사랑 타령이 뮤지컬의 전부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꼭 들려주고 싶은 히트 뮤지컬 넘버다.

웃음 가득하지만 때론 신랄하기까지 한 세태 풍자는 동명 타이틀의 주제가에도 잘 담겨 있다. “낮이 밤이 되고, 흑인이 백인으로 둔갑하고, 선과 악이 온통 뒤바뀌어도 요즘 사람들은 놀라지 않는다”는 노래 가사는 당시 격변하던 미국 사회의 가치관 혼란을 날카롭게 꼬집는다. 우리도 한때 시사 코미디가 큰 인기를 누리던 시절이 있었다. 한국식 시사 풍자 뮤지컬은 어떨까. 솜사탕 같은 사랑 타령이 뮤지컬의 전부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꼭 들려주고 싶은 히트 뮤지컬 넘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