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글 최규석
대학시절 후배를 군기 잡는 현장에서 깽판을 친 적이 있다.
그들은 학과를 위해서라고 했고 나는 그런 짓거리를 하면서까지 위해야 할 대단한 학과라는 게 있다는 걸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동기들은 나를 유치하다고도 했고 한동안 벌레 보듯도 했다.
(하기야 빡세게 한번 굴린 뒤 시원하게 맥주 한잔 사 먹이면 뿌듯하게 마무리될 일을 망쳐놨으니 그럴 만도 하다.)
안 유치한 인간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깽판을 칠 수도없고 원래 사람 꼬이는 걸 반기는 성격도 아니라 그 정도 비난쯤은 얼마든지 맞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나보다 나이가 한참 많았던 같은 학번 형님의 “너도 군대 갔다 와봐라. 네가 아직 어려서 이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몰라서 이런다”는
말에 대해선 딱히 대꾸할 말이 없었다. 아니 대꾸할 말은 많았지만 무슨 말을 하든 “어려서 그렇다”는 틀 속에 갇힐 게 뻔해서
“갔다 와도 안 그럴 겁니다” 하고 말았다. 그러고는 내 말에 책임을 지느라 과도하게 긴장된 세월을 보냈다! 훗날 전해 듣기로 그 형 아버지가 투스타고 그 형은 군대를 안 갔다 왔다는데…사실이라면 매우 억울할 일이다.
그들은 학과를 위해서라고 했고 나는 그런 짓거리를 하면서까지 위해야 할 대단한 학과라는 게 있다는 걸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기야 빡세게 한번 굴린 뒤 시원하게 맥주 한잔 사 먹이면 뿌듯하게 마무리될 일을 망쳐놨으니 그럴 만도 하다.)
안 유치한 인간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깽판을 칠 수도없고 원래 사람 꼬이는 걸 반기는 성격도 아니라 그 정도 비난쯤은 얼마든지 맞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나보다 나이가 한참 많았던 같은 학번 형님의 “너도 군대 갔다 와봐라. 네가 아직 어려서 이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몰라서 이런다”는
말에 대해선 딱히 대꾸할 말이 없었다. 아니 대꾸할 말은 많았지만 무슨 말을 하든 “어려서 그렇다”는 틀 속에 갇힐 게 뻔해서
“갔다 와도 안 그럴 겁니다” 하고 말았다. 그러고는 내 말에 책임을 지느라 과도하게 긴장된 세월을 보냈다! 훗날 전해 듣기로 그 형 아버지가 투스타고 그 형은 군대를 안 갔다 왔다는데…사실이라면 매우 억울할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