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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이 밤의 열기가 하늘을 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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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5-10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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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밤의 열기>의 ‘나이트 피버’

▣ 원종원 순천향대 신방과 교수·뮤지컬 평론가 jwon@sch.ac.kr

토요일은 가장 여유로운 날이다. 주 5일제의 확산으로 예전 같은 신비감은 많이 사라졌지만, 아무리 신나게 놀아도 다음날 늦잠 자며 아침을 맞을 수 있는 토요일은 일주일 중 가장 축복받은 날임이 틀림없다. 뮤지컬에도 토요일의 여유와 즐거움이 담긴 작품이 있다. 바로 <토요일 밤의 열기>(Saturday Night Fever)다. 70년대를 풍미하던 디스코와 비지스의 음악을 무대용으로 재구성한 이 작품은 요즘 인기를 누리는 ‘무비컬’(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의 전형적 사례다.


원작 자체가 워낙 유명한 히트작이지만, 무대로 바뀌면서 더욱 인기를 끈 이유는 생동감 넘치는 안무 때문이다. 특히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노래 ‘나이트 피버’가 흐르는 장면은 백미로 손꼽히는데, 한 줄로 길게 늘어선 배우들이 일사불란한 군무에 맞춰 하늘을 찔러대는 모습은 요즘 젊은이들이 보아도 충분히 역동적이라 느낄 만큼 힘이 넘친다. 추억이나 향수 마케팅이 단순히 과거의 재연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리메이크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명제를 확인시켜준 뮤지컬만의 명장면이다. 비슷한 경우를 꿈꾸는 우리 문화인들도 진지하게 참고해볼 만한 문화재 활용의 황금 공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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