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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아프리카 맛으로, 둥글게 둥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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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4-26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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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 킹>의 ‘서클 오브 라이프’

▣ 원종원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뮤지컬 평론가

<라이온 킹>은 탄성을 자아내는 뮤지컬이다. 코끼리나 기린, 코뿔소 같은 갖가지 동물들이 극장 통로를 거쳐 무대에 등장할 때면 객석에선 여지없이 박수갈채가 터져나온다. 하지만 신기한 인형들 못지않게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아프리카라는 이국적인 문화다. 우선 언어가 그렇다. 이 뮤지컬에는 아프리카어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주인공인 심바는 ‘사자’를 뜻하며, 원숭이 라피키는 ‘친구’라는 의미다. 품바와 시몬이 신나게 부르는 노래 ‘하쿠나 마타타’는 스와힐리어로 ‘문제없다’라는 뜻이다.


아프리카 리듬에 기초한 <라이언 킹>의 음악은 그 자체로 이미 훌륭한 ‘들을 거리’다. 입천장에 혀를 튕겨 소리를 내거나 남성 보컬들의 굵직한 화음이 나오면 무대는 의심할 바 없는 아프리카 초원으로 탈바꿈된다. 엘튼 존의 곡에 아프리카의 맛을 더한 대표적 히트곡 ‘서클 오브 라이프’(Circle of Life)도 마찬가지다. “삶이란 돌고 도는 순환의 과정”이라는 심오한 메시지도 근사하지만, 후렴 부분에 들려오는 코러스들의 여흥구는 아프리카이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신선한 생동감을 안겨준다. 귀기울여 들으면 작품의 ‘맛’을 한층 진하게 음미해볼 수 있는 이 뮤지컬의 진짜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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