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꼬고 빈정대고 은근히 무시하며 떠오른 ‘건방진 도사’ 유세윤
▣ 안인용 기자 nico@hani.co.kr
“이제 왔니?” “누구…?” “이름이.. 윤도현, 도현이구나!” “삐쳤네, 삐쳤어.” “안 때려도 이미지는 안 좋아요.” “멋진 일을 많이 하셨다 이거죠?” “내가 그런 사람이라고!” “그러니까 제 말은요, 욕을 왜 하셨나구요?” “순진하기는(흐흐흐흐)….” “존댓말로 또박또박 본인 자랑 하셨잖아요?”
문화방송 <황금어장>의 ‘무릎팍 도사’가 그 올라가기 어렵다는 ‘마의 시청률 20%’ 산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 ‘무릎팍 도사’를 이끌고 있는 ‘무팍 3인방’은 ‘무릎팍 도사’ 강호동과 ‘건방진 도사’ 유세윤, ‘밴드동자’ 올라이즈밴드(우승민)다. 한 배를 탄 ‘무팍 3인방’은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바다 한복판에서 매회 침몰의 위기를 가까스로 넘겨가며 노를 저어가고 있다. ‘무팍 3인방’ 모두 ‘무릎팍 도사’에서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지만 개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눈여겨봐야 할 이가 있으니, 바로 ‘건방진 도사’ 유세윤이다. 지금까지 개그 무대에서만 활약해왔던 유세윤은 최근 버라이어티 쇼에 출연하며 속성으로 캐릭터 굳히기를 해내고 있다. 개그와 버라이어티 쇼, 두 개의 장르에서 모두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유세윤의 무기는 바로 ‘시건방’이다. 그의 ‘시건방’은 처음에 열거한 문장들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때로는 천천히, 가끔은 순식간에 사람을 열받게 하는 저 말투가 요즘 뜨는 ‘유세윤식 시건방 작렬’이다.
“진짜 성격도 저래?” 잠깐 시계를 돌려 2004년으로 돌아가보자. 2004년 한국방송 19기 공채 개그맨으로 개그를 시작한 유세윤은 ‘봉숭아학당’에서 “칼라 파워!”를 외치는 복학생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어 ‘장난하냐’ ‘착한 사람만 보여요’ ‘B.O.A’ 등으로 꾸준한 인기를 얻었다. 유세윤이 ‘그냥 개그맨’에서 ‘튀는 개그맨’이 되기 시작한 것은 강유미와 호흡을 맞춘 ‘사랑의 카운슬러’에서부터다. 이 코너에서 유세윤은 자신의 개성을 한껏 드러냈다. ‘의심이 많은 남자’ ‘헤어지기 싫은 남자’ ‘악역 전문 배우와 결혼한 여자’ 등에서 보여준 유세윤의 연기는 지금까지 보여준 어떤 캐릭터보다 더 호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사랑의 카운슬러’를 기준으로 그 전의 유세윤이 “진짜 웃긴다” “연기 잘하네”라는 얘기를 들었다면 그 이후의 유세윤은 “어머, 유세윤 어떤 개그맨이야?” “진짜 성격도 저래?”와 같은 얘기를 듣고 있다. 예능인의 끼를 갖추게 됐다는 뜻이다. ‘사랑의 카운슬러’로 많은 사람들의 눈도장을 받은 유세윤은 버라이어티 쇼에 출연했다. 위축된 모습으로 예능에 적응하지 못한 다른 개그맨들과 다르게 유세윤은 특유의 ‘삐딱한’ 모습을 보여줬다. ‘장난하냐’ 코너에서 보여준 모습이 실제 성격에 가깝고 실생활에서 ‘비꼬기의 1인자’라는 개그맨 장동민의 증언에 SBS <야심만만>에 출연해 벌칙인 바람을 맞은 다음 “SBS가 이런 데 돈을 많이 들이더라구요”라는 식의 애드리브까지 더해져 유세윤은 ‘개그맨’에 ‘예능인’이라는 명함까지 가지게 됐다. 지금 유세윤이 ‘무릎팍 도사’ 등을 통해 한창 구축해나가고 있는 그만의 캐릭터는 바로 ‘시건방’이다. 여기서 잠깐! 유세윤의 ‘시건방’은 박명수의 ‘호통 개그’와는 다르다. 박명수가 버럭 소리를 지르면서 화를 내는 식으로 상대방을 꾸짖는다면 유세윤은 조금 더 고차원적인 방법을 사용한다. 유세윤의 주특기는 살짝 비꼬기, 대놓고 빈정대기, 은근히 무시하기 등이다. 박명수가 눈을 부릅뜨고 삿대질을 한다면 유세윤은 살짝 내려보거나 옆으로 흘겨보면서 담담한 목소리로 얘기한다. 여러 번 생각하게 만드는 그의 시건방에 묘한 매력마저 느끼게 되고 보면 볼수록 그가 시건방을 떠는 모습에 빠져들게 된다. <웃찾사> ‘그만해’를 좋아하는 것과 비슷한 이유라고 해야 할까? 악플 100만 개에도 건방지게 고고! ‘시건방’ 캐릭터는 유세윤의 개그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개그콘서트>에서 잊을 만하면 나오는 코너 ‘착한 녀석들’을 보자. 까만 옷과 ‘흐흐흐흐’ 기분 나쁜 웃음소리가 트레이트마크인 ‘착한 녀석들’의 유세윤과 오지헌, 이종훈은 한때 코너가 없어졌다고 방청석에서 ‘개그콘서트 망해라’라고 쓴 화이트보드를 들고 있던 바로 그 녀석들이다. 유세윤은 여기에서도 빈정대는 말투로 대사를 시작한다. “감독님이 밟으면 밟을수록 더 자라나는 개그콘서트의 잡초 ‘착한 녀석들’입니다.” 그러고는 갑자기 물기 촉촉한 목소리로 개콘 동료들에게 이렇게 얘기한다. “저희는 이렇게 갑니다. 웃기지도 못하구요. 남아 있는 개콘 멤버 여러분, 너무 안심하지 마세요. 언제 코너가 없어질지 모르니까요. ‘뮤지컬’ ‘마빡이 코너’ 이제 얼마 안 남았대요.” ‘시건방 작렬’ 유세윤에게 한 가지 바람이 있다. 그의 시건방에 악플이 100만 개가 달려도 끝까지 그 ‘시건방’ 캐릭터를 밀고 나가줬으면 좋겠다. 또 다음에 시상식에서 상을 받게 되면 감동적인 목소리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하기보다 정말 제대로 시건방진 수상 소감을 해줬으면 좋겠다. 인터뷰에서 ‘저 원래 건방진 성격 아닌데 웃기려고 그러는 거예요’라는 변명 아닌 변명보다 ‘그래요, 저 건방져요. 그래서요?’라는 대답으로 ‘시건방’에 대한 신비주의를 깨뜨리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개그콘서트>에서 주로 활약하던 개그맨 유세윤(왼쪽에서 두 번째)이 ‘시건방 작렬’ 캐릭터로 버라이어티 쇼에 진출했다. 유세윤이 ‘시건방’ 캐릭터로 개그 무대와 버라이어티 쇼 무대를 모두 사로잡을 수 있을까.
“진짜 성격도 저래?” 잠깐 시계를 돌려 2004년으로 돌아가보자. 2004년 한국방송 19기 공채 개그맨으로 개그를 시작한 유세윤은 ‘봉숭아학당’에서 “칼라 파워!”를 외치는 복학생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어 ‘장난하냐’ ‘착한 사람만 보여요’ ‘B.O.A’ 등으로 꾸준한 인기를 얻었다. 유세윤이 ‘그냥 개그맨’에서 ‘튀는 개그맨’이 되기 시작한 것은 강유미와 호흡을 맞춘 ‘사랑의 카운슬러’에서부터다. 이 코너에서 유세윤은 자신의 개성을 한껏 드러냈다. ‘의심이 많은 남자’ ‘헤어지기 싫은 남자’ ‘악역 전문 배우와 결혼한 여자’ 등에서 보여준 유세윤의 연기는 지금까지 보여준 어떤 캐릭터보다 더 호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사랑의 카운슬러’를 기준으로 그 전의 유세윤이 “진짜 웃긴다” “연기 잘하네”라는 얘기를 들었다면 그 이후의 유세윤은 “어머, 유세윤 어떤 개그맨이야?” “진짜 성격도 저래?”와 같은 얘기를 듣고 있다. 예능인의 끼를 갖추게 됐다는 뜻이다. ‘사랑의 카운슬러’로 많은 사람들의 눈도장을 받은 유세윤은 버라이어티 쇼에 출연했다. 위축된 모습으로 예능에 적응하지 못한 다른 개그맨들과 다르게 유세윤은 특유의 ‘삐딱한’ 모습을 보여줬다. ‘장난하냐’ 코너에서 보여준 모습이 실제 성격에 가깝고 실생활에서 ‘비꼬기의 1인자’라는 개그맨 장동민의 증언에 SBS <야심만만>에 출연해 벌칙인 바람을 맞은 다음 “SBS가 이런 데 돈을 많이 들이더라구요”라는 식의 애드리브까지 더해져 유세윤은 ‘개그맨’에 ‘예능인’이라는 명함까지 가지게 됐다. 지금 유세윤이 ‘무릎팍 도사’ 등을 통해 한창 구축해나가고 있는 그만의 캐릭터는 바로 ‘시건방’이다. 여기서 잠깐! 유세윤의 ‘시건방’은 박명수의 ‘호통 개그’와는 다르다. 박명수가 버럭 소리를 지르면서 화를 내는 식으로 상대방을 꾸짖는다면 유세윤은 조금 더 고차원적인 방법을 사용한다. 유세윤의 주특기는 살짝 비꼬기, 대놓고 빈정대기, 은근히 무시하기 등이다. 박명수가 눈을 부릅뜨고 삿대질을 한다면 유세윤은 살짝 내려보거나 옆으로 흘겨보면서 담담한 목소리로 얘기한다. 여러 번 생각하게 만드는 그의 시건방에 묘한 매력마저 느끼게 되고 보면 볼수록 그가 시건방을 떠는 모습에 빠져들게 된다. <웃찾사> ‘그만해’를 좋아하는 것과 비슷한 이유라고 해야 할까? 악플 100만 개에도 건방지게 고고! ‘시건방’ 캐릭터는 유세윤의 개그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개그콘서트>에서 잊을 만하면 나오는 코너 ‘착한 녀석들’을 보자. 까만 옷과 ‘흐흐흐흐’ 기분 나쁜 웃음소리가 트레이트마크인 ‘착한 녀석들’의 유세윤과 오지헌, 이종훈은 한때 코너가 없어졌다고 방청석에서 ‘개그콘서트 망해라’라고 쓴 화이트보드를 들고 있던 바로 그 녀석들이다. 유세윤은 여기에서도 빈정대는 말투로 대사를 시작한다. “감독님이 밟으면 밟을수록 더 자라나는 개그콘서트의 잡초 ‘착한 녀석들’입니다.” 그러고는 갑자기 물기 촉촉한 목소리로 개콘 동료들에게 이렇게 얘기한다. “저희는 이렇게 갑니다. 웃기지도 못하구요. 남아 있는 개콘 멤버 여러분, 너무 안심하지 마세요. 언제 코너가 없어질지 모르니까요. ‘뮤지컬’ ‘마빡이 코너’ 이제 얼마 안 남았대요.” ‘시건방 작렬’ 유세윤에게 한 가지 바람이 있다. 그의 시건방에 악플이 100만 개가 달려도 끝까지 그 ‘시건방’ 캐릭터를 밀고 나가줬으면 좋겠다. 또 다음에 시상식에서 상을 받게 되면 감동적인 목소리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하기보다 정말 제대로 시건방진 수상 소감을 해줬으면 좋겠다. 인터뷰에서 ‘저 원래 건방진 성격 아닌데 웃기려고 그러는 거예요’라는 변명 아닌 변명보다 ‘그래요, 저 건방져요. 그래서요?’라는 대답으로 ‘시건방’에 대한 신비주의를 깨뜨리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