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르담 드 파리>의 ‘아름답다’
▣ 원종원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뮤지컬 평론가
워낙 수려한 멜로디들이 많이 등장하는 작품이라 사람마다 손꼽는 최고의 뮤지컬 넘버가 제각각이지만, 필자가 제일 좋아하는 음악을 꼽으라면 단연 ‘아름답다’(Belle)이다. 아름다운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를 향한 세 남자, 꼽추 콰지모도와 신부 프롤로, 군 장교 푀뷔스의 사랑 고백은 애잔하고도 여운이 오래 남는 감동을 안겨준다. 만인의 연인이라는 콰지모도야 언제나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캐릭터이지만, 이 노래의 매력은 사실 프롤로 주교의 가슴 아픈 고백으로 더욱 빛을 발한다. 각각의 노랫말은 모두 가슴 시리도록 절절하다. 특히 신의 종이 되기를 선택해 세속적 사랑에 빠지면 안 되는 성직자인 프롤로 주교가 몰래 보여주는 인간적 갈등은 묘한 뒷맛을 남긴다. 루시퍼에게 영혼을 팔더라도 그녀를 만져보고 싶다는 그의 노랫말은 섬뜩하면서도 너무 애절하다. 뮤지컬에는 늘 사랑 노래가 등장하지만, 이 남성 삼중창은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의 고백으로 더욱 감미롭게 완성됐다. 요즘엔 한국어 번역도 한창이라는 소문이 들리는데, 원작의 섬세한 재미와 느낌을 새긴 우리말 가사가 등장하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