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세포 배양 성공과 간세포 이용한 방법 등장으로 퇴행성 불치병 치료에 서광
지난해 12월25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5만여명의 순례자들과 관광객이 모인 성 베드로 성당 계단에 올랐다. ‘도시와 세계로’라는 성탄 메시지를 전세계 사람들에게 보내기 위해서다. 이 메시지를 통해 교황은 희망이 악의 어둠을 몰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폭력으로 시달리는 어린이와 착취당하는 전세계 여성들을 위해 기도했다. 메시지를 발표하는 동안 안타깝게도 교황은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으로 인해 안면근육의 마비현상이 왔다. 그리고 손끝도 가끔씩 떨렸다. 교황의 주치의인 지안 프랑코 피네치 박사는 지난 2월 이탈리아의 모 주간지와의 기자회견에서 올해로 80살을 맞은 교황이 파킨슨병으로 고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황이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는 추정은 그의 손이 눈에 띌 정도로 떨렸던 지난 90년대부터 시작되었으나, 당시 바티칸 당국은 이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에스트로겐이 뇌세포를 건강하게 유지
교황이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파킨슨병은 노인층에 흔한 퇴행성의 뇌질환이다. 대개 50살에서 70살에 걸쳐 서서히 발병하기 시작해, 점차 몸의 움직임이 느려지고, 심한 장애를 동반하는 일종의 운동성 질환 가운데 한 가지이다. 따라서 파킨슨병은 노화가 진행함에 따라 여러 가지 합병증을 유발하게 된다. 1817년 처음으로 보고된 이 병은, 당시 이 질병을 발견한 영국의 제임스 파킨슨(James Parkinson)의 이름을 따서 파킨슨병이라고 불렀다. 이 질병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손발이 떨리고, 몸이 굳어지며, 몸의 움직임이 느려지고, 몸의 균형을 유지하기 힘든 경우 등이 있다.
파킨슨병이 세간에 알려진 이후 학자들은 이 병이 지닌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이것에 대한 공로로 이번 노벨 생리학 및 의학상이 파킨슨병 치료에 토대를 마련한 3명의 스웨덴과 미국의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스웨덴의 아비드 칼슨, 미국의 폴 그린가드, 그리고 에릭 캔들 박사는 개별적인 연구를 통해 신경세포 사이에 정보전달에 이용되는 신경전달물질을 발견하고 그 기능을 규명했다. 이들은 신경전달물질에 대한 연구를 통해 뇌기능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정신질환에 관련된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많은 공헌을 했다. 특히 스웨덴 고텐부르크대학의 아비드 칼슨 박사는 뇌세포의 정보전달과 운동기능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dopamine)을 발견해 파킨슨병 연구와 치료법 개발에 초석을 마련했다. 도파민은 호르몬이나 신경전달물질로서 중요한 노르에피네프린과 에피네프린 합성체의 전구물질로 중추신경계에서 뉴런의 신경전달물질로 작용한다. 파킨슨병은 대개 50살 이후에 많이 발병한다. 그러나 매우 드물기는 하지만 30살 이전에 발병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통계에 의하면 남성이 발병할 확률이 여성보다 두배가량 높게 나타나고 있다. 왜 남성이 여성에 비해 파킨슨병 환자가 많은지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결과는 아직 없다. 하지만 에스트로겐(estrogen)으로 파킨슨병을 예방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미국의 한 대학연구팀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파킨슨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예일대학의 사바 레란스 박사는 에스트로겐이 뇌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생산하는 세포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는 실험을 통해 에스트로겐 결핍이 오면 뇌의 도파민 양이 현격히 떨어지는 것을 발견했다. 에스트로겐은 척추동물 암컷의 난소에서 분비되는 스테로이드성 성호르몬으로, 여성 성기의 발육과 생식기능을 조절하는 작용을 한다. 이번 연구결과 에스트로겐에 의해 보호를 받는 뇌세포가 바로 파킨슨병에 걸렸을 때 손상을 받는 부위라 학자들은 파킨슨병 치료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 가능성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파킨슨병의 구체적인 원인은 아직도 알려져 있지 않다. 뇌의 특정부위에 있는 신경세포가 원인 모르게 죽어 생기기도 하고, 뇌졸중이나 뇌종양 등으로 인해 이차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독성물질이나 약물 부작용, 그리고 뇌염에 걸리고 난 뒤 후유증에 의해 파킨슨병이 올 수도 있다.
이 병에 의해 나타나는 증상들은 뇌의 특정지역에 있는 도파민을 만드는 신경세포들의 파괴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는 도파민이 파킨슨병 치료에 쓰이고 있다. 엘도파 제제나 항콜린제, 그리고 도파민 수용체 작용제 등이 약물로서 주로 많이 쓰이는데, 이것들은 모두 도파민의 부족현상을 교정해 주는 물질이다.
도파민 부족현상을 보충하기 위해 뇌세포 이식술 등의 뇌수술 치료도 시도되고 있다. 하지만 이 기법은 아직도 현실적으로 보완해야 할 사항이 많은 실정이다. 파킨슨병을 치료하기 위해 뇌세포를 이식하는 경우 여러 명의 낙태아에서 추출한 뉴런이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 이 한계를 극복해 낼 만한 긍정적인 결과가 학계에 보고되었다. 영국의 연구팀들은 처음으로 사람의 뇌세포를 실험실에서 대량 배양해내는 데 성공했다. 이 실험의 성공으로 파킨슨병 환자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병, 뇌졸중 등 뇌와 관련된 환자들에게도 큰 희망을 주고 있다. 머지않아 낙태아에서 추출한 뇌세포 없이도 인공적으로 뇌세포를 배양해 뇌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인공 뇌세포 배양해 뇌수술 할 수도
지난해 말 일본에서도 쥐의 배(embryo)에서 추출한 간세포(embryonic stem cell)를 분화시켜 뇌신경세포를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30%가량의 세포가 도파민을 생산했고, 이 세포를 뇌로 이식해도 기능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과학계는 이 연구를 바탕으로 인간의 간세포를 이용해 신경세포를 만든 뒤 환자들의 뇌에 직접 이식하여 파킨슨병을 근원적으로 치료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아직 국내의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대략 30만∼50만명 정도의 파킨슨병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고, 전세계에는 65살 이상 노령인구 100명당 한명이 파킨슨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에서는 치료용을 목적으로 한 인간 배아 간세포 복제에 대한 연구를 이미 정부차원에서 승인한 바 있다. 학자들은 인간의 간세포를 이용한 연구가 파킨슨병을 비롯해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퇴행성의 불치병을 치료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정호/ 이학박사·MIT 연구원

사진/성탄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올해로 80살을 맞이한 교황은 안타깝게도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SYGMA)
파킨슨병이 세간에 알려진 이후 학자들은 이 병이 지닌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이것에 대한 공로로 이번 노벨 생리학 및 의학상이 파킨슨병 치료에 토대를 마련한 3명의 스웨덴과 미국의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스웨덴의 아비드 칼슨, 미국의 폴 그린가드, 그리고 에릭 캔들 박사는 개별적인 연구를 통해 신경세포 사이에 정보전달에 이용되는 신경전달물질을 발견하고 그 기능을 규명했다. 이들은 신경전달물질에 대한 연구를 통해 뇌기능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정신질환에 관련된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많은 공헌을 했다. 특히 스웨덴 고텐부르크대학의 아비드 칼슨 박사는 뇌세포의 정보전달과 운동기능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dopamine)을 발견해 파킨슨병 연구와 치료법 개발에 초석을 마련했다. 도파민은 호르몬이나 신경전달물질로서 중요한 노르에피네프린과 에피네프린 합성체의 전구물질로 중추신경계에서 뉴런의 신경전달물질로 작용한다. 파킨슨병은 대개 50살 이후에 많이 발병한다. 그러나 매우 드물기는 하지만 30살 이전에 발병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통계에 의하면 남성이 발병할 확률이 여성보다 두배가량 높게 나타나고 있다. 왜 남성이 여성에 비해 파킨슨병 환자가 많은지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결과는 아직 없다. 하지만 에스트로겐(estrogen)으로 파킨슨병을 예방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미국의 한 대학연구팀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파킨슨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예일대학의 사바 레란스 박사는 에스트로겐이 뇌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생산하는 세포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는 실험을 통해 에스트로겐 결핍이 오면 뇌의 도파민 양이 현격히 떨어지는 것을 발견했다. 에스트로겐은 척추동물 암컷의 난소에서 분비되는 스테로이드성 성호르몬으로, 여성 성기의 발육과 생식기능을 조절하는 작용을 한다. 이번 연구결과 에스트로겐에 의해 보호를 받는 뇌세포가 바로 파킨슨병에 걸렸을 때 손상을 받는 부위라 학자들은 파킨슨병 치료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 가능성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파킨슨병은 뇌에서 도파민을 만드는 신경세포의 파괴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추측된다. 뇌의 이미지(왼쪽)와 뇌신경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간세포.(AFP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