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출판사의 꿈이 담긴 이름 ‘낭기열라’, 오늘도 ‘열라’ 달린다
▣ 강연숙 낭기열라 대표
“출판사 이름이 뭐죠?” “낭기열라요.” “네? 뭐라고요? 다시 한 번만요.” “낭-기-열-라-요.” “남비열라?” “아뇨. 낭! 기! 열라요.” “아, 남기열라!” “아뇨. 남이 아니고 낭이요, 낭! 낭.기.열.라.” “아, 그래요. 낭.기.열.라! 근데 낭-기-열-라가 무슨 뜻이에요?” “저기… 그러니까… 말괄량이 삐삐 아세요? 그 얘기를 쓰신 분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란 작가인데요. 그분의 다른 작품에 나오는 어떤 세상의 이름이에요.” “아… 네… 그런데요, 출판사 이름은 쉬워야 돼요. 독자들이 부르기도 쉽고 기억하기가 쉬워야 하거든요. 서점에 와서 책 제목이 기억 안 날 때 출판사 이름이라도 기억해야 책을 찾을 수가 있죠. 제 말 듣고 이름 바꾼 출판사 많아요. 이름 바꾸세요.”
첫 책이 나오기 전에 거래를 트려고 대형서점 구매과에 갔을 때 겪은 일이다. 우리는 어딜 가나 이름을 몇 번씩 말해야 했고, 저쪽에서는 한 번에 못 알아듣거나 웃음부터 터뜨리는 일도 많았다. 그리고 그때마다 이름에 대해 똑같은 질문을 받아야 했다. 이름을 댈 일은 또 얼마나 많은지! ‘낭기열라’라는 이름 때문에 머쓱하거나 귀찮은 일을 겪을 때면 특이한 이름을 붙인 게 후회될 때도 있었다. 그래도 우리는 개성 없는 뻔한 이름을 갖고 싶진 않았다. 낭기열라. 순 우리말 같기도 하고 산스크리트어 같기도 한, 사자성어나 신조어 또는 은어 같기도 한, 이 낯설고도 우스꽝스러운 이름은 <사자왕 형제의 모험>이라는 위대한 작품에서 따온 것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이름에 나름대로 소박하면서도 원대한 꿈을 담았다. 첫 책 <앰 아이 블루?>가 나온 뒤, 웹서점에 처음으로 올라온 독자 리뷰에 달린 덧글들에도 역시나 이름에 대한 얘기가 많았다. 그중에는 “이름이 생소하고 ‘열라’ 웃기지만 특이하고 따뜻한 출판사일 것 같다. 비주류의 문화를 올곧게 전달하고 보듬어줄 것 같은 예감이 든다”는 덧글도 있었다. 낭기열라라는 이름에 최초로 의미가 부여되는 순간이었다. <앰 아이 블루?>라는 책을 통해 낭기열라라는 이름이 비호감에서 호감으로 전환되는 장면이었던 것이다! 그 뒤 시간이 흘러 첫 책을 낸 지 1년이 되었고, 우리가 낸 책은 이제 여섯 권이 되었다. 며칠 전에 애독자 한 분이 메일로 이런 말씀을 전해오셨다. 이제는 우리 책을 사서 주변에 선물할 때 “읽어봐, 낭기열라 책이야”라고 한마디만 해도 될 것 같다고, ‘낭기열라’라는 이름만으로 통하는 책 선물이라니 멋지지 않냐고. 우리처럼 작고 어설픈 출판사가 이렇게 특별한 이름으로 불리다니! 과분한 말씀에 우리는 눈물 나는 감동과 함께 큰 책임감을 느꼈다. 사실 우리뿐 아니라 출판사의 이름이란 게 그것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그저 상호일 뿐 별다른 느낌이 없거나 너무 거창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 이름들은 만들어내는 책에 따라서, 또 독자들에게 불려지기에 따라서 나름의 색깔과 이미지까지도 얻게 되는 것 같다. 각각의 책이 독자들의 마음에 가 닿는 순간에 그저 낯설고 무의미했던 이름 몇 자는 특별한 의미와 느낌을 얻게 되고, 그와 동시에 그 이름은 또 다른 책임을 부여받게 된다. 그래서 낭기열라는 아직은 소수의 독자들이긴 하지만 이 이름을 특별하게 불러주시는 독자들을 생각하며 오늘도 ‘열라’ 달린다.
첫 책이 나오기 전에 거래를 트려고 대형서점 구매과에 갔을 때 겪은 일이다. 우리는 어딜 가나 이름을 몇 번씩 말해야 했고, 저쪽에서는 한 번에 못 알아듣거나 웃음부터 터뜨리는 일도 많았다. 그리고 그때마다 이름에 대해 똑같은 질문을 받아야 했다. 이름을 댈 일은 또 얼마나 많은지! ‘낭기열라’라는 이름 때문에 머쓱하거나 귀찮은 일을 겪을 때면 특이한 이름을 붙인 게 후회될 때도 있었다. 그래도 우리는 개성 없는 뻔한 이름을 갖고 싶진 않았다. 낭기열라. 순 우리말 같기도 하고 산스크리트어 같기도 한, 사자성어나 신조어 또는 은어 같기도 한, 이 낯설고도 우스꽝스러운 이름은 <사자왕 형제의 모험>이라는 위대한 작품에서 따온 것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이름에 나름대로 소박하면서도 원대한 꿈을 담았다. 첫 책 <앰 아이 블루?>가 나온 뒤, 웹서점에 처음으로 올라온 독자 리뷰에 달린 덧글들에도 역시나 이름에 대한 얘기가 많았다. 그중에는 “이름이 생소하고 ‘열라’ 웃기지만 특이하고 따뜻한 출판사일 것 같다. 비주류의 문화를 올곧게 전달하고 보듬어줄 것 같은 예감이 든다”는 덧글도 있었다. 낭기열라라는 이름에 최초로 의미가 부여되는 순간이었다. <앰 아이 블루?>라는 책을 통해 낭기열라라는 이름이 비호감에서 호감으로 전환되는 장면이었던 것이다! 그 뒤 시간이 흘러 첫 책을 낸 지 1년이 되었고, 우리가 낸 책은 이제 여섯 권이 되었다. 며칠 전에 애독자 한 분이 메일로 이런 말씀을 전해오셨다. 이제는 우리 책을 사서 주변에 선물할 때 “읽어봐, 낭기열라 책이야”라고 한마디만 해도 될 것 같다고, ‘낭기열라’라는 이름만으로 통하는 책 선물이라니 멋지지 않냐고. 우리처럼 작고 어설픈 출판사가 이렇게 특별한 이름으로 불리다니! 과분한 말씀에 우리는 눈물 나는 감동과 함께 큰 책임감을 느꼈다. 사실 우리뿐 아니라 출판사의 이름이란 게 그것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그저 상호일 뿐 별다른 느낌이 없거나 너무 거창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 이름들은 만들어내는 책에 따라서, 또 독자들에게 불려지기에 따라서 나름의 색깔과 이미지까지도 얻게 되는 것 같다. 각각의 책이 독자들의 마음에 가 닿는 순간에 그저 낯설고 무의미했던 이름 몇 자는 특별한 의미와 느낌을 얻게 되고, 그와 동시에 그 이름은 또 다른 책임을 부여받게 된다. 그래서 낭기열라는 아직은 소수의 독자들이긴 하지만 이 이름을 특별하게 불러주시는 독자들을 생각하며 오늘도 ‘열라’ 달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