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병수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지은이 baseahn@korea.com
‘너도나도 노래하네, 슈거블루스/ 나는 불행 속에 고통스러워하네/ 바닥에 쓰러져 죽어가네/ …슈거, 또 슈거/ 달콤한 슈거블루스에 자꾸 빠져드네.’ 1900년대 중반께 미국의 무명 트럼펫 연주가인 클라이드 매코이를 일약 스타의 반열에 올려놓은 노래, <슈거블루스>의 가사다. 이 노래는 크게 히트해 밀리언셀러의 음반 판매 기록을 세운다.
안타까운 것은, 미국인들이 노래는 좋아했지만 그 노랫말 속에 담긴 의미는 소홀히 했다는 점이다. 1970년대 미국인 1인당 연간 설탕 소비량은 약 46kg.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그 결과가 오늘의 ‘비만 대국’을 건설했다. 입으로는 <슈거블루스>를 노래하면서 왜 그들은 설탕의 유혹을 떨치지 못했을까.
단맛은 인류의 유전자에 각인돼 있음이 틀림없다, 보는 즉시 먹어버리도록. 인류는 수백만 년 동안 에너지 부족 상태에서 살아왔다. 그래서 단맛의 탐닉은 생존을 위한 본능의 하나로 이해할 수 있다. 단맛을 내는 기본 물질이 포도당 아니던가. 포도당은 인체 세포가 가장 좋아하는 에너지원이고, 그 공급원으로서 1등 효자가 설탕이다. 그러나 근래 들어 상황이 크게 변했다. 에너지 과잉 시대가 된 것이다. 인체 세포는 넘치는 에너지에 숨 막힐 지경이다. 제발 단것을 넣어주지 말라고 애걸한다. 하나 그건 공염불일 뿐이다. 유전자에 각인돼 있으니 웬만한 의지가 아니면 단맛을 향한 ‘혀의 애착’을 끊을 수 없다. 문제는 바로 그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중국에 ‘회도’(灰盜)라는 말이 있었다. 일본 문헌에도 가끔 등장하는 한자어다. 무슨 뜻일까. 바로 설탕을 의미한다. 한자를 분석해보자. 회(灰)에는 여러 뜻이 있지만 쉽게 말해 ‘석회’를 가리킨다. 석회는 현대인들이 애지중지하는 ‘칼슘’의 또 다른 이름이다. 도(盜)는 말 그대로 ‘도둑’이란 뜻. 그렇다면 회도란 ‘칼슘 도둑’을 의미하고, 그게 바로 설탕이란 뜻이 아닌가. 사실 비만이라는 ‘진단서’ 한 장만 들고 종주먹 대기에는 설탕의 죄과가 너무 크다. ‘회도’라는 어두운 단어가 상징하듯, 설탕은 칼슘을 비롯한 귀중한 미네랄을 축낸다. 또 비타민도 축낸다. 그뿐만이 아니다. ‘혈당관리 시스템’을 교란시켜 저혈당을 유발하고, 나아가 당뇨병이라는 종착역으로 안내한다. 다른 생활습관병들, 퇴행성 질환, 정신질환 등과도 연결 끈을 대고 있음은 물론이다. 한두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수많은 ‘병리적 아노미’, 그것이 바로 ‘슈거블루스’다. 왜 설탕은 이토록 몰매를 맞아야 하는 것일까. 이유는 단 한 가지다. 정제를 했다는 점. 인위적으로 정제했기에 자연의 소중한 성분, 즉 미네랄·비타민·섬유질 등이 거의 없다. 설탕이 ‘정제당’으로 불리는 이유다. 물론 정제당에는 설탕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물엿, 과당, 포도당 등도 모두 정제당의 굴레를 쓰고 있다. 그렇다면 슈거블루스를 피하는 길이 저절로 밝혀진다. 정제당을 멀리하는 것이다. 해외 건강자료를 읽다 보면 가끔 접하는 용어가 하나 있다. ‘비정제(unrefined)당’이다. 전문가들은 단맛을 즐길 수 있는 대안으로 이 비정제당을 추천한다. 이 용어가 의미하는 바는?(다음 연재분에 계속)
(일러스트레이션/ 이우만)
단맛은 인류의 유전자에 각인돼 있음이 틀림없다, 보는 즉시 먹어버리도록. 인류는 수백만 년 동안 에너지 부족 상태에서 살아왔다. 그래서 단맛의 탐닉은 생존을 위한 본능의 하나로 이해할 수 있다. 단맛을 내는 기본 물질이 포도당 아니던가. 포도당은 인체 세포가 가장 좋아하는 에너지원이고, 그 공급원으로서 1등 효자가 설탕이다. 그러나 근래 들어 상황이 크게 변했다. 에너지 과잉 시대가 된 것이다. 인체 세포는 넘치는 에너지에 숨 막힐 지경이다. 제발 단것을 넣어주지 말라고 애걸한다. 하나 그건 공염불일 뿐이다. 유전자에 각인돼 있으니 웬만한 의지가 아니면 단맛을 향한 ‘혀의 애착’을 끊을 수 없다. 문제는 바로 그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중국에 ‘회도’(灰盜)라는 말이 있었다. 일본 문헌에도 가끔 등장하는 한자어다. 무슨 뜻일까. 바로 설탕을 의미한다. 한자를 분석해보자. 회(灰)에는 여러 뜻이 있지만 쉽게 말해 ‘석회’를 가리킨다. 석회는 현대인들이 애지중지하는 ‘칼슘’의 또 다른 이름이다. 도(盜)는 말 그대로 ‘도둑’이란 뜻. 그렇다면 회도란 ‘칼슘 도둑’을 의미하고, 그게 바로 설탕이란 뜻이 아닌가. 사실 비만이라는 ‘진단서’ 한 장만 들고 종주먹 대기에는 설탕의 죄과가 너무 크다. ‘회도’라는 어두운 단어가 상징하듯, 설탕은 칼슘을 비롯한 귀중한 미네랄을 축낸다. 또 비타민도 축낸다. 그뿐만이 아니다. ‘혈당관리 시스템’을 교란시켜 저혈당을 유발하고, 나아가 당뇨병이라는 종착역으로 안내한다. 다른 생활습관병들, 퇴행성 질환, 정신질환 등과도 연결 끈을 대고 있음은 물론이다. 한두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수많은 ‘병리적 아노미’, 그것이 바로 ‘슈거블루스’다. 왜 설탕은 이토록 몰매를 맞아야 하는 것일까. 이유는 단 한 가지다. 정제를 했다는 점. 인위적으로 정제했기에 자연의 소중한 성분, 즉 미네랄·비타민·섬유질 등이 거의 없다. 설탕이 ‘정제당’으로 불리는 이유다. 물론 정제당에는 설탕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물엿, 과당, 포도당 등도 모두 정제당의 굴레를 쓰고 있다. 그렇다면 슈거블루스를 피하는 길이 저절로 밝혀진다. 정제당을 멀리하는 것이다. 해외 건강자료를 읽다 보면 가끔 접하는 용어가 하나 있다. ‘비정제(unrefined)당’이다. 전문가들은 단맛을 즐길 수 있는 대안으로 이 비정제당을 추천한다. 이 용어가 의미하는 바는?(다음 연재분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