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도훈 <씨네21> 기자
“나 이대 나온 여자야” <타짜> 중에서
<중앙일보>가 연례적으로 벌이는 대학 평가, 아니 학벌 평가는 그 신문이 1년 동안 생산하는 모든 기사들 중 가장 재미있다. 물론이다. 매우 공정한 평가일 것이다. 하지만 누구도 고3 학생과 부모들이 이 기사를 토대로 대학을 결정한다고는 생각지 않을 것이다. 한국에서 대학 평가란 결국, 서울대와 연·고대를 위시한 몇몇 학벌대(‘명문대’라는 말은 좀 우습지 않나)들의 은근한 기싸움을 촉발하거나, 순위가 오르락내리락하는 준학벌대 졸업생들의 마음에 애처로운 자긍심과 좌절감을 잠시나마 불어넣어주는 데 가장 큰 목적이 있는게 아닌가 싶다.
나는 지방대를 나왔다. 하지만 대학이라는 장소 자체가 나에게는 별 의미가 없었던 탓에 대학에 대한 애정도 별로 없다. 해서 “그 사람은 고대 나와서 그래” “그 인간은 딱 연대스럽지”라는 유의 말을 주변 사람들로부터 들을 때면 속으로 (아주아주 약간) 웃는다. 서울과 떨어진 장소에서 대학을 보낸 탓에 서울대와 연·고대와 이대에 어떤 차이가 있으며, 그까짓 대학이 사람 성격을 대변할 수 있다는 게 그냥 ‘웃찾사’식 농담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쿨한 척 몸부림쳐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이었다. 나는 동료들 앞에서 “이까짓 걸 왜 하냐”는 투로 덮었던 신문을, 혼자 있을 때 몰래 다시 펴들었다. 그리곤 내가 나온 대학의 순위를 찾아 눈을 굴리기 시작했다. 무섭다. 학벌의 욕망이란 황우석을 닮은 신이 한국인의 DNA에 태어날 때부터 새겨놓은 인자임이 틀림없다.

나는 지방대를 나왔다. 하지만 대학이라는 장소 자체가 나에게는 별 의미가 없었던 탓에 대학에 대한 애정도 별로 없다. 해서 “그 사람은 고대 나와서 그래” “그 인간은 딱 연대스럽지”라는 유의 말을 주변 사람들로부터 들을 때면 속으로 (아주아주 약간) 웃는다. 서울과 떨어진 장소에서 대학을 보낸 탓에 서울대와 연·고대와 이대에 어떤 차이가 있으며, 그까짓 대학이 사람 성격을 대변할 수 있다는 게 그냥 ‘웃찾사’식 농담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쿨한 척 몸부림쳐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이었다. 나는 동료들 앞에서 “이까짓 걸 왜 하냐”는 투로 덮었던 신문을, 혼자 있을 때 몰래 다시 펴들었다. 그리곤 내가 나온 대학의 순위를 찾아 눈을 굴리기 시작했다. 무섭다. 학벌의 욕망이란 황우석을 닮은 신이 한국인의 DNA에 태어날 때부터 새겨놓은 인자임이 틀림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