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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뻥튀기, ‘뻥’ 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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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0-26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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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이정 미술평론가 http://dogstylist.com

빈자(貧者)의 간식 뻥튀기는 압력으로 실제 크기의 수배로 팽창시키는 제조 공정과 마감을 알리는 요란한 폭음이 붙여준 이름입니다. 뻥튀기의 본질은 실체를 부풀린다는 점에 있으며, 때문에 과장 광고나 입 발린 거짓말은 흔히 뻥튀기로 비유됩니다. 허우대만 컸지 실속이 없단 뜻이겠지요.

그러나 저칼로리 식품으로 분류되는 통에,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받는 여유를 누리기도 합니다. 우리에게 뻥튀기가 있다면 바다 건너엔 팝콘이 있습니다. 야구장 및 극장 관객의 아이덴티티는 한 손에 쥔 팝콘 봉지로 표상될 만큼 부풀린 대중성은 팝콘의 자랑입니다. 왜소한 몸집을 부풀리는 변신술, 담백함과 달콤함이 혼재된 맛, 그리고 저렴한 가격대. 뻥튀기와 팝콘의 장수 비결은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속 빈 녀석치고 치명적 약점 없는 경우가 있던가요. 뻥튀기의 천적은 습기인데 약간의 눅눅함에도 상황 종료지요. 이런 취약성에도 이들은 팔립니다. 항시 뻥을 까며 살아가는 인간에게 뻥튀기만큼 자신을 빼닮은 음식이 또 어디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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