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분간 이마와 허벅지를 계속 치는 라이브 버라이어티 쇼 느낌…우스꽝스러운 복장, 솔직한 망가짐, 실제 상황이라 더 재미있다
▣ 안인용 기자 nico@hani.co.kr
(마빡이, 가발이 벗겨지도록 손바닥으로 이마를 치며) “헉헉헉…, 이게 재밌어 보이냐? 그런데 말여, 이거 어떻게 하냐. 우리 코너는 말여, 이게 다여.” (얼빡이, 팔을 두 번 감아 손바닥으로 얼굴을 치며) “마빡아, 마빡아” “이름 부르지 말고 빨리 대사 쳐라!” “너 지금 나한테 성질낸 거냐, 그런 식으로 나오면 나도 다 생각이 있지. 나 이제부터 대사 안 해.” (대빡이, 기지개를 켜듯 양팔을 들었다가 허벅지를 치며) “나는 이번주에 부탁이 생겼다.
나 이 코너 빠지고 싶다.” (마빡이, 무대에 쓰러지며) “애드리브 치지 말고 빨리 끝내!” (갈빡이, 힘차게 머리를 치며) “우리의 개그는 말이여, 개그가 없어! 진정한 개그맨은 사람들이 박수칠 때 더 빨리 하는 것이여!”
“우리의 개그는 말이여, 개그가 없어” 개그맨 정종철이 7년 동안 <개그콘서트>를 하면서 처음으로 방청객에게 앙코르를 받았다는 그 코너, ‘골목대장 마빡이’가 장안의 화제다. 6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이마를 치고 얼굴을 치고 허벅지를 치고 머리를 치는 ‘…마빡이’에 대해 ‘하드코어 개그’다, ‘하드보일드 개그’다 하는 온갖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이 시점에서 한 가지 질문이 뇌리를 스친다. (유행 한참 지난 ‘올드보이’ 최민식 톤으로) “마빡이, 넌 누구냐?” 마빡이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코너 대사를 면밀히 분석하던 중 하나의 단서를 발견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단서는 박준형의 대사 중 “우리의 개그는 말이여, 개그가 없어”라는 부분이다. ‘우비삼남매’ 시절부터 개그에 대해 정의 내리는 것을 유독 좋아하던 박준형은 이 코너에서도 중요한 정의를 내린다. ‘…마빡이’에는 개그가 없다. ‘개그가 없다’는 단서를 잡고 ‘…마빡이’를 돌려보니 정말 개그가 없었다. 개그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미션’이 있었고 ‘벌칙’이 있었다. 다시 한 번 찬찬히 뜯어보니 얼핏 겹쳐지는 프로그램이 있다. 눈앞에서 살짝 아른대는 프로그램은 바로 문화방송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무한도전>이다. 유재석, 박명수, 노홍철, 하하, 정준하, 정형돈 6명이 모여 눈 뜨고 보기 힘든 게임을 하고 사석에서의 일화나 방송 외적인 얘기를 꺼내 서로를 맹렬히 비하하는 <무한도전>의 매력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미션과 과도한 벌칙, 계속된 망가짐이다. 이들은 빨간색 쫄바지 등 요상한 복장을 입고 항상 해내기 힘든 미션을 굳이 한다. 미션에 실패하면 눈 뜨고는 보기 힘든 분장과 복장을 하고 투덜대다 또 좋다고 뛰어논다. ‘왜 미션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나 목적도 없이, 그러니까 아무 이유 없이 모여서 참 잘 논다. ‘…마빡이’는 여러 가지 면에서 <무한도전> 계열의 버라이어티쇼와 비슷하다. 머리에 뒤집어쓴 가발이나 우스꽝스러운 복장은 뭔가를 실패했을 때 버라이어티쇼에서 주로 하는 벌칙 복장이다. ‘4명이 각자 자신을 때리는 행동을 반복한다’ ‘관객 중에 한 명이라도 겁을 먹어야 끝난다’는 이 코너의 법칙은 <무한도전>의 불가능한 미션 내지는 과도한 벌칙과 닮았다. 또 버라이어티쇼가 출연자 본인을 내세우는 것처럼 ‘…마빡이’는 코너 안에서 인물보다 ‘마빡이를 연기하고 있는 개그맨 정종철’ ‘갈빡이를 연기하고 있는 큰형님 박준형’을 보여준다는 점도 중요하다. 얼빡이 김시덕은 마빡이 정종철을 향해 “이거 아이디어는 니가 냈잖아. 나와서 이거 하면 사람들이 다 쓰러진다메”라고 타박하고 대빡이 김대범은 “나 아무래도 자세를 잘못 잡은 것 같다”며 웃는다. 정종철이 힘들어서 땀을 흘리며 실제로 쓰러지는 부분은 ‘…마빡이’의 중요한 웃음 코드다. <무한도전>같은 이유없는 미션과 벌칙 <무한도전>이나 <연애편지> <황금어장> ‘X맨’ ‘여걸6’ 등 요즘 잘나간다는 버라이어티쇼는 모두 출연자가 쇼 안에서 자신의 인물을 설정하면서 적당히 망가지고 시청자에게 솔직하게 다가간다는 공통점이 있다.
‘…마빡이’는 <개그콘서트>라는 커다란 틀 안에 있지만 시끄러운 옆집 버라이어티쇼의 담장을 빼꼼히 넘어보고 있다. 라면은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계란 하나를 톡 까서 풀어 먹으면 더 맛난다. ‘…마빡이’는 계란 넣은 라면처럼 연기로 이뤄지는 개그에 버라이어티쇼가 갖고 있는 실제 상황의 장점을 풀어내 그 맛을 더했다. ‘…마빡이’의 유통기한이 언제까지일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앞으로 ‘…마빡이’처럼 개그와 버라이어티쇼의 경계를 넘나드는 코너가 더 많아질 거라는 것. 골라 먹을 수 있는 다양한 양념이 들어가는 것은 언제든 환영이다. 단, 면발과 스프만은 그대로여야 한다. 그래야 ‘라면’이고 그래야 ‘개그’니까.
<개그콘서트>의 ‘골목대장 마빡이’(위)는 연기를 하기보다 미션을 주고 그로 인해 벌어지는 실제 상황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무한도전>(아래)과 같은 버라이어티쇼 프로그램과 닮은 부분이 많다.
“우리의 개그는 말이여, 개그가 없어” 개그맨 정종철이 7년 동안 <개그콘서트>를 하면서 처음으로 방청객에게 앙코르를 받았다는 그 코너, ‘골목대장 마빡이’가 장안의 화제다. 6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이마를 치고 얼굴을 치고 허벅지를 치고 머리를 치는 ‘…마빡이’에 대해 ‘하드코어 개그’다, ‘하드보일드 개그’다 하는 온갖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이 시점에서 한 가지 질문이 뇌리를 스친다. (유행 한참 지난 ‘올드보이’ 최민식 톤으로) “마빡이, 넌 누구냐?” 마빡이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코너 대사를 면밀히 분석하던 중 하나의 단서를 발견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단서는 박준형의 대사 중 “우리의 개그는 말이여, 개그가 없어”라는 부분이다. ‘우비삼남매’ 시절부터 개그에 대해 정의 내리는 것을 유독 좋아하던 박준형은 이 코너에서도 중요한 정의를 내린다. ‘…마빡이’에는 개그가 없다. ‘개그가 없다’는 단서를 잡고 ‘…마빡이’를 돌려보니 정말 개그가 없었다. 개그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미션’이 있었고 ‘벌칙’이 있었다. 다시 한 번 찬찬히 뜯어보니 얼핏 겹쳐지는 프로그램이 있다. 눈앞에서 살짝 아른대는 프로그램은 바로 문화방송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무한도전>이다. 유재석, 박명수, 노홍철, 하하, 정준하, 정형돈 6명이 모여 눈 뜨고 보기 힘든 게임을 하고 사석에서의 일화나 방송 외적인 얘기를 꺼내 서로를 맹렬히 비하하는 <무한도전>의 매력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미션과 과도한 벌칙, 계속된 망가짐이다. 이들은 빨간색 쫄바지 등 요상한 복장을 입고 항상 해내기 힘든 미션을 굳이 한다. 미션에 실패하면 눈 뜨고는 보기 힘든 분장과 복장을 하고 투덜대다 또 좋다고 뛰어논다. ‘왜 미션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나 목적도 없이, 그러니까 아무 이유 없이 모여서 참 잘 논다. ‘…마빡이’는 여러 가지 면에서 <무한도전> 계열의 버라이어티쇼와 비슷하다. 머리에 뒤집어쓴 가발이나 우스꽝스러운 복장은 뭔가를 실패했을 때 버라이어티쇼에서 주로 하는 벌칙 복장이다. ‘4명이 각자 자신을 때리는 행동을 반복한다’ ‘관객 중에 한 명이라도 겁을 먹어야 끝난다’는 이 코너의 법칙은 <무한도전>의 불가능한 미션 내지는 과도한 벌칙과 닮았다. 또 버라이어티쇼가 출연자 본인을 내세우는 것처럼 ‘…마빡이’는 코너 안에서 인물보다 ‘마빡이를 연기하고 있는 개그맨 정종철’ ‘갈빡이를 연기하고 있는 큰형님 박준형’을 보여준다는 점도 중요하다. 얼빡이 김시덕은 마빡이 정종철을 향해 “이거 아이디어는 니가 냈잖아. 나와서 이거 하면 사람들이 다 쓰러진다메”라고 타박하고 대빡이 김대범은 “나 아무래도 자세를 잘못 잡은 것 같다”며 웃는다. 정종철이 힘들어서 땀을 흘리며 실제로 쓰러지는 부분은 ‘…마빡이’의 중요한 웃음 코드다. <무한도전>같은 이유없는 미션과 벌칙 <무한도전>이나 <연애편지> <황금어장> ‘X맨’ ‘여걸6’ 등 요즘 잘나간다는 버라이어티쇼는 모두 출연자가 쇼 안에서 자신의 인물을 설정하면서 적당히 망가지고 시청자에게 솔직하게 다가간다는 공통점이 있다.
<무한도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