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의 동생 <개그사냥>과 주니어 <웃찾사>인 <개그1>에게…‘아마추어 오디션’의 싱싱함 죽이지 말고, 색깔 살리는 특단의 조치를
▣ 안인용 기자 nico@hani.co.kr
단군 이래 이렇게 많은 개그 프로그램이 있었던 적은 없다. ‘개그’로 시작되는 프로그램만 해도 <개그야>(월요일), <개그1>(화요일), <개그사냥>(수요일), <개그콘서트>(일요일)에 <웃찾사>(목요일)까지 하면 도합 5개의 개그 프로그램이 브라운관을 누비고 있다. 개그 프로그램 애청자에게는 천국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막상 ‘뜨는’ 코너는 몇 개 없고 사람들의 눈은 <개그콘서트>와 <웃찾사>에 편중돼 있다. <개그콘서트>와 <웃찾사>가 주요 시간대에 방송되는 개그계의 국가대표급이라면 <개그사냥>과 <개그1>은 벤치에서 몸 풀고 있는 후보선수나 2진이라고 볼 수 있다. 편성 시간도 좀처럼 TV 앞에 있기 힘든 밤 12시55분이다. 대체 이들 후보군 개그 프로그램들의 정체성은 뭘까?
<개그사냥>이 배출한 고혜성과 강일구 <개그콘서트>의 하나밖에 없는 동생 <개그사냥>은 개그맨 발굴을 위한 아마추어 개그 프로그램을 내세우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각 팀이 나와서 개그를 선보이면 심사위원들이 점수를 매겨 프로그램이 끝날 즈음에 우승자를 발표하는 오디션 형식으로 진행돼왔다. 그러니까 ‘웃기겠다’라기보다 ‘앞으로 잘 웃길 수 있는지 한번 봐달라’는 의미인 셈이다. 개그맨이 아닌 지망생들이 참여하기에 웃음의 질은 보장할 수 없다. 팀별로 수준 차이도 많이 난다. 어디서 본 듯한 코너를 재탕하고 대중문화 패러디 등 뻔한 소재로 무대에 서는 지망생들도 눈에 띈다. 때로는 새벽에 이 프로그램을 보고 있노라면 ‘이걸 내가 왜 보고 있나’ 싶기도 하다. 그래도 졸린 눈을 비비고 <개그사냥>을 보는 것은 뭔가 새로운 웃음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아직 덜 익었지만 재료만은 싱싱한 그런 개그에 대한 기대 말이다. 지금까지 <개그사냥>에는 그 싱싱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이들이 많았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눈도장을 찍은 뒤 ‘지망생’ 꼬리표를 떼고 진짜 개그맨으로 <개그콘서트>에서 맹활약하는 이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개그사냥>이 배출해낸 대표적인 스타는 올 상반기 최고 유행어 “안 되겠니?”의 ‘현대생활백수’ 고혜성과 강일구다. “약해지지 말라우!”의 북에서 온 학생 한민관과 ‘범죄의 재구성’의 만년 범인 곽한구도 <개그사냥> 출신이다. 한국방송 공채 개그맨 15명 중 10여 명이 <개그사냥> 출신으로 알려졌다. 현재 <개그사냥>에 출연 중인 ‘동화중계석’의 박성광·박영진 콤비도 차세대 개그맨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이 프로그램이 형식을 조금 바꿨다. 점수를 매기고 심사평을 하는 형식에서 벗어나 각 코너가 쇼 중심으로 이어진다. 또 특별무대 형식으로 기존 개그맨들이 꾸려가는 코너를 늘렸다. ‘문화살롱’의 신 마담과 미스 정 선생님도 깜찍한 VJ로 돌변하시어 이 프로그램에 등장한다. 그런데 이렇게 바뀌고 보니 아마추어와 프로의 중간쯤이라고 해야 할까. 애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쌈장도 아니고 된장도 아닌 아주 애매모호한 분위기로 변했다. 진행은 프로 개그 프로그램처럼 하고 싶은 것 같은데, 여전히 방청객은 손에 꼽힐 만큼 적고 무대는 그보다 더 비좁으며 결정적으로 개그의 수준은 그대로다. 오디션과 서바이벌을 기대하는 나는 이러한 <개그사냥>의 변신이 달갑지만은 않다. 계속 아마추어 지향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남아주기를 바랐는데 말이다. 주니어 <웃찾사>인 SBS <개그1>은 신인 개그맨의 첫 번째 무대이며 동시에 유명 개그맨의 재충전 무대다. <개그사냥>보다 무대도 크고 관객도 많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이 화요일 밤 12시55분 편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전적으로 규모에 비해 웃음의 순도가 너무 떨어지기 때문이다. <웃찾사>와 비슷한 유형의 개그를 하는 것 같기는 한데 재미는 없다. 코너를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다 어디서 많이 봤던 것도 같다. 꿈에서 봤나? “희한하네!” <개그1> 개그맨들은 유난히 다작을 하고 코너가 물갈이되는 속도도 상당히 늦다. <웃찾사>에서 활약하던 개그맨들도 눈에 띄지만 어딘가 힘이 빠져 보인다. <개그1>, 존재의 이유를 찾아야 <개그1>은 뭔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듯 보인다. 지금은 막을 내린 한국방송 <폭소클럽>처럼 풍자성 강한 스탠드업 코미디로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는 것도 아니고, <개그사냥>처럼 아마추어 오디션 프로그램을 지향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신인 발굴’이라는 기획의도만으로는 이 프로그램의 존재 이유를 찾을 수 없다. <개그1>이 어떻게든 밤 편성에서 벗어나고 관객 수와 무대 크기만큼의 웃음을 되찾으려면 색다른 기획의도로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든가, <웃찾사>를 뛰어넘을 만큼 막 웃기든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후보라고 언제나 벤치를 지키라는 법은 없다. 주요 경기에 나가지 못하면 내가 출전하는 경기를 주요 경기로 끌어올리면 된다. <개그사냥>과 <개그1>, “이제 긴장 좀 허자!”
개그맨 지망생을 개그맨으로 키워내는 한국방송 <개그사냥>(위)과 신인 개그맨들의 데뷔무대인 SBS <개그1>(아래)도 적극적인 차별화 전략으로 시청자의 시선을 끌 필요가 있다. <개그콘서트>나 <웃찾사>가 보여주지 않는 틈새 개그시장을 노리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개그사냥>이 배출한 고혜성과 강일구 <개그콘서트>의 하나밖에 없는 동생 <개그사냥>은 개그맨 발굴을 위한 아마추어 개그 프로그램을 내세우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각 팀이 나와서 개그를 선보이면 심사위원들이 점수를 매겨 프로그램이 끝날 즈음에 우승자를 발표하는 오디션 형식으로 진행돼왔다. 그러니까 ‘웃기겠다’라기보다 ‘앞으로 잘 웃길 수 있는지 한번 봐달라’는 의미인 셈이다. 개그맨이 아닌 지망생들이 참여하기에 웃음의 질은 보장할 수 없다. 팀별로 수준 차이도 많이 난다. 어디서 본 듯한 코너를 재탕하고 대중문화 패러디 등 뻔한 소재로 무대에 서는 지망생들도 눈에 띈다. 때로는 새벽에 이 프로그램을 보고 있노라면 ‘이걸 내가 왜 보고 있나’ 싶기도 하다. 그래도 졸린 눈을 비비고 <개그사냥>을 보는 것은 뭔가 새로운 웃음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아직 덜 익었지만 재료만은 싱싱한 그런 개그에 대한 기대 말이다. 지금까지 <개그사냥>에는 그 싱싱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이들이 많았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눈도장을 찍은 뒤 ‘지망생’ 꼬리표를 떼고 진짜 개그맨으로 <개그콘서트>에서 맹활약하는 이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개그사냥>이 배출해낸 대표적인 스타는 올 상반기 최고 유행어 “안 되겠니?”의 ‘현대생활백수’ 고혜성과 강일구다. “약해지지 말라우!”의 북에서 온 학생 한민관과 ‘범죄의 재구성’의 만년 범인 곽한구도 <개그사냥> 출신이다. 한국방송 공채 개그맨 15명 중 10여 명이 <개그사냥> 출신으로 알려졌다. 현재 <개그사냥>에 출연 중인 ‘동화중계석’의 박성광·박영진 콤비도 차세대 개그맨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이 프로그램이 형식을 조금 바꿨다. 점수를 매기고 심사평을 하는 형식에서 벗어나 각 코너가 쇼 중심으로 이어진다. 또 특별무대 형식으로 기존 개그맨들이 꾸려가는 코너를 늘렸다. ‘문화살롱’의 신 마담과 미스 정 선생님도 깜찍한 VJ로 돌변하시어 이 프로그램에 등장한다. 그런데 이렇게 바뀌고 보니 아마추어와 프로의 중간쯤이라고 해야 할까. 애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쌈장도 아니고 된장도 아닌 아주 애매모호한 분위기로 변했다. 진행은 프로 개그 프로그램처럼 하고 싶은 것 같은데, 여전히 방청객은 손에 꼽힐 만큼 적고 무대는 그보다 더 비좁으며 결정적으로 개그의 수준은 그대로다. 오디션과 서바이벌을 기대하는 나는 이러한 <개그사냥>의 변신이 달갑지만은 않다. 계속 아마추어 지향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남아주기를 바랐는데 말이다. 주니어 <웃찾사>인 SBS <개그1>은 신인 개그맨의 첫 번째 무대이며 동시에 유명 개그맨의 재충전 무대다. <개그사냥>보다 무대도 크고 관객도 많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이 화요일 밤 12시55분 편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전적으로 규모에 비해 웃음의 순도가 너무 떨어지기 때문이다. <웃찾사>와 비슷한 유형의 개그를 하는 것 같기는 한데 재미는 없다. 코너를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다 어디서 많이 봤던 것도 같다. 꿈에서 봤나? “희한하네!” <개그1> 개그맨들은 유난히 다작을 하고 코너가 물갈이되는 속도도 상당히 늦다. <웃찾사>에서 활약하던 개그맨들도 눈에 띄지만 어딘가 힘이 빠져 보인다. <개그1>, 존재의 이유를 찾아야 <개그1>은 뭔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듯 보인다. 지금은 막을 내린 한국방송 <폭소클럽>처럼 풍자성 강한 스탠드업 코미디로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는 것도 아니고, <개그사냥>처럼 아마추어 오디션 프로그램을 지향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신인 발굴’이라는 기획의도만으로는 이 프로그램의 존재 이유를 찾을 수 없다. <개그1>이 어떻게든 밤 편성에서 벗어나고 관객 수와 무대 크기만큼의 웃음을 되찾으려면 색다른 기획의도로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든가, <웃찾사>를 뛰어넘을 만큼 막 웃기든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후보라고 언제나 벤치를 지키라는 법은 없다. 주요 경기에 나가지 못하면 내가 출전하는 경기를 주요 경기로 끌어올리면 된다. <개그사냥>과 <개그1>, “이제 긴장 좀 허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