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21 ·
  • 씨네21 ·
  • 이코노미인사이트 ·
  • 하니누리
표지이야기

호텔도 장군도 오각형 별표

618
등록 : 2006-07-13 00:00 수정 :

크게 작게

▣ 반이정 미술평론가 http://dogstylist.com

오각형 별에 포개진 인체로 제시되는 <다빈치 코드>의 미스터리는 별의 다섯 방향과 인체 형상 간 유사성 때문에 그럴 듯했습니다. 기원전 3천 년 메소포타미아 문헌에도 기록될 만큼 오각형 별은 유서 깊은 기호입니다.

황금비율을 내재한 덕에 그 자체로 완전성을 상징했습니다. 이같은 역사적 유래를 아는지 모르는지, 가산점과 영화 총평 등급에 오각형 별이 출동합니다. 최상급 호텔과 장군의 직급 또한 이것의 개수로 가늠됩니다. 일상에서 오각형 별은 더 흔합니다. 지문 속 중요 대목 옆에는 어김없이 별표를 그려넣습니다. 사각형도 육각형도 아닌 오각형이 편애되는 원인은 어쩌면 한 번도 선을 끊지 않고 신속하게 표시할 수 있는 속성 탓도 큽니다. 메모지에서 곧잘 발견되는 수기(手記) 별표는 황금비율이고 뭐고 없습니다. 다섯 날개는 서로 불균등하며, 오각형은 그저 ‘통통’합니다. 이때부터 유구한 상징 따위는 안중에 없습니다. 하물며 불명예의 전과 기록을 표현하는 반어법은 ‘별 달았다’ 아닙니까? 완전성은 얼어죽을!



좋은 언론을 향한 동행,
한겨레를 후원해 주세요
한겨레는 독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취재하고 보도합니다.

반이정의 사물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