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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새책] < 낙타의 코 >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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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7-06 00:00 수정 : 2008-09-17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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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의 코

크누트 슈미트-닐센 지음, 이한중 옮김, 솔(02-332-1526) 펴냄, 1만1500원

세계적인 동물학자 크누트 슈미트-닐센이 자신의 연구와 삶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지은이는 특히 혹독한 환경에서 동물들이 살아남는 방법에 관심을 갖는다. 그가 밝혀낸 동물들의 생존 방식은 경이롭다. 달팽이는 하얀 백악질 껍질에서 빛을 반사해 저온을 유지한다. 낙타는 코의 분비물이 마르면서 수분을 흡수한다. 황제펭귄은 무리지어 붙어서 열 소모를 줄인다. 지은이는 특히 낙타의 생존 방식에 관심을 갖고, 남다른 열정으로 추적해간다.

과거는 낯선 나라다

데이비드 로웬덜 지음, 김종원·한명숙 옮김, 개마고원(02-326-1012) 펴냄, 3만8천원


서구에서 인간이 과거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왔는가에 대한 방대한 연구. 인간주의 지리학의 대표자이자 역사학자인 지은이는 과거가 고정불변의 객관적 실체가 아니라 현재와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과거는 항상 현재에 의해 재해석되고, 다르게 다뤄진다. 이러한 관점을 기본으로 책은 소설과 영화 속에 나타난 과거, 과거에 접근하는 3가지 경로인 기억·역사·유물의 장점과 결함, 과거 유산 복원과 개조의 의미 등을 분석한다.

굿뉴스

데이비드 스즈키·홀리 드레슬 지음, 조응주 옮김, 샨티(02-3143-6360) 펴냄, 2만5천원

지구에 해를 끼치지 않고 사업을 하는 사람들, 지구의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일에 투자하는 사람들의 사례를 보여준다. 책은 환경에 신경을 쓰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은 오해임을 지적한다.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사업 방식이 갑절의 보상을 준다는 것이다. 벌목 회사이면서도 환경단체의 칭찬을 받는 ‘콜린스 파인’이나 완전 재활용이 가능한 카펫을 개발한 ‘인터페이스’ 등의 기업, 환경을 위해 투쟁을 벌이는 주민들이 등장한다.

육식의 성정치

캐럴 J. 아담스 지음, 이현 옮김, 미토(02-3143-0359) 펴냄, 1만6천원

페미니스트-채식주의자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지은이가 소설, 팸플릿, 각종 발언들에 내재된 육식의 가부장제적 의미를 탐색한다. 고기가 ‘가장’을 위해 준비되어야 하는 것이라는 인식 아래 나온 여러 발언들은 고기가 단순한 음식이 아닌 힘 또는 권력을 상징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육식을 멀리하는 남자를 “사나이답지 못하다”고 놀리거나 재미없는 사람을 채소에 비유하는 등 채식에 부여된 의미는 남성중심적 가치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만화가가 말하는 만화가

나예리 외 17인 지음, 부키(02-325-0846) 펴냄, 9500원

부키 전문직 리포트 시리즈 9탄. 만화가들이 글로 자신의 생활상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순정, 학습, 소년, 성인, 생활 만화 등 전통적인 만화 분야는 물론이고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인터넷 만화, 언더그라운드 만화, 시사만화 등 잘 알려지지 않은 분야의 만화가들이 보람과 애환을 전한다. 또 스토리 작가, 만화 편집자, 만화 평론가 등도 참여했다. 누구나 겪는 마감 풍경, 서럽다는 문하생 일기, 만화가와 편집자 간의 에피소드 등이 재미있다.

페미니즘, 위대한 역설

조엔 W. 스콧 지음, 공임순 외 옮김, 앨피(02-335-0525) 펴냄, 2만3천원

올랭프 드 구즈, 잔 드로앵, 위베르틴 오클레르, 마들렌 펠티에, 루이제 바이스 등 18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활동한 5명의 여성 참정권론자들을 살펴본다. 지은이가 주목하는 것은 근대 공화주의와 민주주의다. 지은이는 이 5명의 여성들이 왜 그토록 쉼없이 여성 참정권을 쟁취하려 했는지, 근대 공화제는 왜 끈질기게 여성 참정권을 거부했는지를 묻는다. 페미니즘의 역설은 이런 질문에서 나온다. 성적 차이를 수용할 것인가, 거부할 것인가.

환각의 나비

박완서 지음, 푸르메(02-334-4285) 펴냄, 9천원

소설가 박완서씨의 문학상 수상작 모음집. ‘그 가을의 사흘 동안’ ‘엄마의 말뚝2’ ‘꿈꾸는 인큐베이터’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환각의 나비’ 등 중·단편 5개가 실렸다. 등단 이후 중산층의 속물성과 한국 사회의 물신주의, 가부장제와 여성 문제, 전쟁과 분단의 상처 등을 형상화해온 박완서씨의 작품 세계와 함께 물 흐르듯 쏟아지는 특유의 입담을 감상할 수 있다. 작가는 인물들의 상처를 드러내고 그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을 성찰한다.

진보의 미래

헬레나 노르베리-호지·반다나 시바 외 지음, 홍수원 옮김, 두레(02-702-2119) 펴냄, 1만2800원

21명의 환경운동가들이 개발과 세계화, 생태환경 문제에 대해 쓴 보고서이자 비평서. 지역적인 문제에서부터 전 지구적인 문제를 다룬 글, 이론적인 글에서 개인의 체험을 기록한 글까지 다양한 내용과 형식의 글로 이뤄져 있다. 세계화로 인해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는 종의 다양성과 제3세계 환경파괴 문제 등을 고발하고 대안으로 떠오르는 해방 생태학, 지역 공동체 활성화, 스웨덴의 녹화활동 사례 등을 보여준다. 생태환경 교과서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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