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혜가 기록한 우리 시대 삐딱한 ‘쟁이’들의 삶 <딴따라가 좋다>
▣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딴따라가 좋다>(한겨레출판 펴냄)는 ‘딴따라’ 오지혜씨가 자신과 죽이 맞는 딴따라들을 인터뷰해 묶은 책이다. 눈에 띄는 것은, 첫째 ‘죽이 맞는’ 딴따라들을 만났다는 것. 왠지 좀 삐딱하고, ‘쟁이’로서의 자긍심을 가지고 있고, 좋아하는 일을 위해서라면 불길 속에라도 뛰어들 것 같은, 오지혜씨의 표현대로라면 “마음속에 다른 정부를 품고 있는” 인물들이 가득하다. 거창하게 말하면, 대중의 영혼을 위로하는 우리 시대의 진정한 무당들이다.
그리고 둘째, 딴따라의 삶을 딴따라의 입과 손으로 기록했다는 것. 정보를 캐내기 위해 달려드는 기자와 달리, 이미 정보들을 다 가지고 있는 오지혜씨는 인터뷰라기보다는 오랜 친구와의 만남처럼 수다를 떨고 시시덕거리고 눈물을 글썽이기도 한다. 기자들이 정보를 향해 뛸 때, 그는 삶의 심연을 툭툭 건드린다. 게다가 글 말미엔 ‘요즘 그는’이라는 메모를 달아, 최근 근황까지 꼼꼼히 챙긴다.
오지혜씨는 말 한마디로 친구들의 삶을 절묘하게 규정짓는 재주가 있다. 온갖 미사여구의 거품 속으로 미끄러지지 않고, 그의 성격대로 시원시원하게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명계남씨는 “가슴이 시키는 대로 사는 사람”이다. 옳다고 생각하는 게 생기면 앞뒤 안 재고 저지르다 보니 정치활동을 둘러싼 오해들도 생겼다. 그러나 그에게 가장 어울리는 배역은 <늘근 도둑 이야기>의 어설픈 노인 도둑 같은 역할이다. 김창완씨는 “아홉살짜리 천재 소년”이다. 어른이라고 하기엔 너무 순수하고 아이라고 하기엔 너무 심오하다. 윤도현씨는 “새가슴”이다. 홈페이지에 남긴 팬들의 말 하나하나에도 상처받는다. 그의 노래가 “통짜 살코기” 그대로인 건 그렇게 상처받기 쉬운 맑은 영혼을 가졌기 때문이다. 연극인 이호재씨는 “심드렁하지만 매서운” 사람이다. 연극을 시작한 동기부터 매사가 “아님 말고” 하는 자세지만, 그건 자신의 ‘무서운’ 에너지를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 않기 위한 제스처가 아닐까 싶다. <딴따라가 좋다>에는 묵직한 슬픔도 담겨 있다. 상처투성이인 딴따라들의 맨살을 요란하지 않게 드러낸다.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도 무대에서 ‘광대짓’을 해야 하는 ‘착한 사람’ 이대연씨, 한때 잘나가는 ‘보험맨’이 되었다 무대로 복귀한 성지루씨, 아이들을 외롭게 할 수밖에 없었던 김성녀씨, 전남편을 용서할 순 없지만 이해한다고 말하는 이경실씨, 설친다고 욕하는 사람들에게 적지 않게 상처를 받았던 김미화씨, 그리고 대학로를 지켜온 연극인들의 생활고. 오지혜씨가 이들의 상처를 드러내는 방식은 ‘공감’이다. 딴따라로 사는 것의 의미와 고통을 알 수 있는 사람은 딴따라뿐이다. 그리고 친구의 상처를 온전히 이해하는 사람만이 진심으로 울어줄 수 있다.

오지혜씨는 말 한마디로 친구들의 삶을 절묘하게 규정짓는 재주가 있다. 온갖 미사여구의 거품 속으로 미끄러지지 않고, 그의 성격대로 시원시원하게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명계남씨는 “가슴이 시키는 대로 사는 사람”이다. 옳다고 생각하는 게 생기면 앞뒤 안 재고 저지르다 보니 정치활동을 둘러싼 오해들도 생겼다. 그러나 그에게 가장 어울리는 배역은 <늘근 도둑 이야기>의 어설픈 노인 도둑 같은 역할이다. 김창완씨는 “아홉살짜리 천재 소년”이다. 어른이라고 하기엔 너무 순수하고 아이라고 하기엔 너무 심오하다. 윤도현씨는 “새가슴”이다. 홈페이지에 남긴 팬들의 말 하나하나에도 상처받는다. 그의 노래가 “통짜 살코기” 그대로인 건 그렇게 상처받기 쉬운 맑은 영혼을 가졌기 때문이다. 연극인 이호재씨는 “심드렁하지만 매서운” 사람이다. 연극을 시작한 동기부터 매사가 “아님 말고” 하는 자세지만, 그건 자신의 ‘무서운’ 에너지를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 않기 위한 제스처가 아닐까 싶다. <딴따라가 좋다>에는 묵직한 슬픔도 담겨 있다. 상처투성이인 딴따라들의 맨살을 요란하지 않게 드러낸다.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도 무대에서 ‘광대짓’을 해야 하는 ‘착한 사람’ 이대연씨, 한때 잘나가는 ‘보험맨’이 되었다 무대로 복귀한 성지루씨, 아이들을 외롭게 할 수밖에 없었던 김성녀씨, 전남편을 용서할 순 없지만 이해한다고 말하는 이경실씨, 설친다고 욕하는 사람들에게 적지 않게 상처를 받았던 김미화씨, 그리고 대학로를 지켜온 연극인들의 생활고. 오지혜씨가 이들의 상처를 드러내는 방식은 ‘공감’이다. 딴따라로 사는 것의 의미와 고통을 알 수 있는 사람은 딴따라뿐이다. 그리고 친구의 상처를 온전히 이해하는 사람만이 진심으로 울어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