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이정/ 미술평론가 http://dogstylist.com
모자이크는 독립된 색유리(또는 돌) 쪼가리들의 조합으로 구체적 형상을 드러내는 장식 기술입니다. 기원전으로 그 유래를 찾는 유서 깊은 조형언어는 노동집약적 공동작업의 산물이기도 합니다. 반면 작금에 회자되는 모자이크란 프로그램의 보조로 단 몇 초에 제작되며, 용도 면에서 개별 단위(cell)의 조합으로 구체적 형상을 은폐하는 데 이용되는 검열 기술입니다. 그래서인지 원조 모자이크는 주로 예배당의 성화에서, 근자의 모자이크는 성인물에서 독점합니다. 검열의 보통명사가 된 오늘날 모자이크는, 에로배우의 노출된 성기와 신변보호가 요망되는 제보자의 안면 위에 조립이 이뤄집니다. 화면상에 떠다니는 네모격자 바둑판 위로, 관객의 해독 욕망과 가리려는 자의 검열 의지가 한판 대국을 벌입니다. ‘노모’ 원판 구입이 여의치 않은 평균치 인생은 해독 프로그램 수소문에 열 올리지만, 한번 뒤집어쓴 모자이크는 해제 불가능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거기에 ‘실눈 뜨면 보인다’는 간지러운 민간요법의 가세로 절망감은 더해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