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이정/ 미술평론가 http://dogstylist.com
여기 애처로운 전단 하나가 있습니다. 주택가 전봇대와 버스정류소 통유리 부스 위로 잊힐 법하면 부착되는. 예의 ‘개(또는 고양이)를 찾습니다’로 제목을 통일한 A4용지 속으로 실내에서 찍힌 단란한 모습과 종자 및 특징 설명, 예의 ‘열린 문틈으로 나간’ 것 같다는 추정 등이 적혀 있고, 찾는 이의 다급함은 고액 사례금으로 제시되곤 합니다. 유기동물 전단의 보편적 애절함은 전단 표면에 담기지 못한, 퉁퉁 부은 주인의 눈두덩과 무너진 가슴을 제3자는 익히 예감할 수 있다는 데에 있습니다. 한 해 유기동물 집계가 10만을 넘어선 부끄러운 나라에서, 전단으로 전국 전봇대와 정류소가 뒤덮였어야 옳은 게 아닐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도 가져봅니다. 애완동물보다 반려동물로 인식하는 태도도 중요하지만, 전단은 고사하고 고의로 동물 유기를 장난으로 일삼는 철없는 주인이 압도적 다수인 이 대한민국이 진짜 문제입니다. “한 나라의 위대성과 도덕성은 동물을 다루는 태도로 판단할 수 있다.” 마하트마 간디의 말이라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