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이정/ 미술평론가 http://dogstylist.com
헤어스타일도 무릇 뜨고 지는 패션일진대, 세칭 아줌마 파마는 안정된 매매를 보장하는 미용계의 스테디셀러입니다. 명칭부터 아줌마 파마로 통하다 보니, 그 계급 고유의 억척스런 생활력과 미적 천박성이 마치 애꿎은 이 머리 모양 탓으로 돌려지곤 합니다. 비용까지 지불하고서 전 국민적 놀림감이 되는 기구한 운명 덕에 아줌마 파마는 연예 산업에서 엄연한 소품으로 간주됩니다. 멀쩡한 캐릭터를 그 정반대로 망가뜨리는 가장 설득력 있는 둔갑술인 셈이지요. 근자의 성공 사례는 단연 <올드보이>인데, 이것은 한국 영화의 전망과 아줌마 파마의 건재를 과시한 두 마리 토끼 사냥입니다. 한데 정작 주 소비층인 시골 할머니의 선호 이유는 전혀 다른 데 있다고 하는데요. 패션이니 소품이니 하는 분석 따위는 제쳐두고, 청춘과 함께 사라진 그들의 머리숱을 한껏 부풀리는 가장 저렴한 효과 때문이라나요. 정리하면 관찰자에게 그것은 선택적인 소모품으로, 사용자에게 그것은 불가항력적 삶의 태도로 아줌마 파마를 머리에 얹고 산다는 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