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21 ·
  • 씨네21 ·
  • 이코노미인사이트 ·
  • 하니누리
표지이야기

책/ 미국의 경제 지배자들

320
등록 : 2000-08-01 00:00 수정 :

크게 작게

미 재벌 일가의 엄청난 ‘검은 힘'

세계를 지배한 미국, 그러면 미국을 지배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흔히 유대인이라고 하기도 하고, 또는 ‘와스프’(WASP)라고 부르는 앵글로색슨계 백인들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는 엄청난 자본을 가진 소수의 재벌들이 미국을 지배한다. 이들 앞에는 다른 어떤 집단이나 힘도 저항하지 못한다.

이들은 우리가 흔히 아는 이름, 즉 석유재벌인 록펠러 일가, 제이피 모건사로 유명한 모건 집안과 밴더빌트 족벌, 애스터 가문 등이다. 이들은 빌 게이츠처럼 어쩌다 뛰어난 개인이 한대에서만 막대한 부를 모으는 이례적인 경우가 아니라 이미 20세기 초반까지 집안 전체가 막강한 하나의 경제권력체로 자리잡아 미국의 정치와 경제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일본의 저널리스트 히로세 다카시가 이런 미국의 실질적 지배자들의 세계를 날카롭게 해부한 <미국의 경제 지배자들>은 미국의 우산 아래 휘둘리는 다른 나라 국민들에게는 한마디로 섬뜩한 현실의 냉혹한 지배자 논리를 알려주는 이야기다. 이 몇몇 족벌들이 어떻게 미국을 옭아매고 있고, 어떻게 미국을 지배하면서 결국 세계 경제를 지배하는지에 대해 7가지의 메카니즘으로 정리해 명쾌하고 이해하기 쉽게 풀이했다.

결국 무디스 같은 신용평가기관은 물론 시티뱅크 등의 금융자본, 국제통화기금 같은 세계기구까지 모두 이들의 수중에서 이들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고 있고, 이들은 이런 막강한 자본을 지키고 불리는 강력한 도구들을 부리며 금본위제, 국제투기자본, 조세도피 등의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불가사리처럼 점점 더 많은 부를 축적해나간다. 그리고 책은 그 방법을 냉철하게 묘사하면서 이미 세계가 이들의 이익을 위해 신음해야 되는 문제를 누누이 지적한다.

특히 눈길을 끄는 점은 우리가 아는 엄청난 경제대국 일본도 이들의 저열한 투기와 속임수에 휘둘리고 있다고 경고하며 ‘일본의 적들’의 실체를 집요하게 파헤쳤다는 점이다.

●미국의 경제 지배자들●


히로세 다카시 지음·박승오 옮김

동방미디어(02-724-7521) 펴냄, 8천원

구본준 기자bonbon@hani.co.kr


좋은 언론을 향한 동행,
한겨레를 후원해 주세요
한겨레는 독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취재하고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