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이정/ 미술평론가 http://dogstylist.com
버스 탑승객을 분류하는 별난 기준: 차창을 닫는 쪽과 여는 쪽. 관찰에 따르면 그 비율은 8 대 2쯤 되지 싶네요. 닫는 쪽이 우세하죠. 그 이유는 배기가스 자욱한 바깥 공기가 미세먼지의 집결지인 안 공기보다 해로울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 탓이 큽니다. 가랑비라도 떨어지는 날에는 그나마 20% 지분의 ‘창 열어파’도 주변 시선을 의식해야 합니다. 그깟 빗방울에 크게 훼손될 옷이 뭐가 있겠습니까마는 우중탑승객에게 ‘클로스 더 윈도 플리스’는 엄격한 불문율입니다. 이것은 버스라는 특정 공간에 요금 지불 뒤 입장한 승객이 캐비닛 속에 몸을 보호하려는 결과의 반영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바깥 공기의 유입이 완벽하게 차단된 버스 안이 과연 쾌적할지는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특히 러시아워로 발 디딜 틈 없는 차내, 쏟아지는 빗물로 축축한 실내 습도, 거기에 출처 불문의 방귀까지 어김없이 발사되는 날이면, 이건 차라리 아우슈비츠 현장 체험입니다. 그러니 차창 좀 시원하게 열어젖히자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