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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연회장에 청바지는 결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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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31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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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이정/ 미술평론가 http://dogstylist.com

청바지의 진화는 단순한 의복사를 넘어, 고정관념이란 얼마나 거추장스러운가를 연대기적으로 입증한 살아 있는 교훈입니다. 본디 광부의 작업복을 위해 천막 재료로 제작된 ‘노동자의 거친 의상’은 영화배우 제임스 딘과의 조우로 반항문화의 아이콘과 동일시됐습니다. 근자에는 단벌에 1억5천만원 하는 명품 청바지가 한정 판매됐다는 속보까지 떴습니다. 하지만 천출(賤出)의 기억은 집요한 것이어서 연회장에서 캐주얼은 허용돼도, 청바지 착용만큼은 결례로 이해되는 분위기가 여전히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이 저주받은 고정관념은 자고로 거추장스러울 뿐이란 걸 기억하시죠? 국내의 한 대학생은 청바지에 반짝이와 레이스를 부착해 해외시장에 내놔 억만장자가 되었다지요. 일명 ‘파티 청바지’라고. 청바지에 대한 고정관념 하나가 더 있습니다. 전지현의 농염미를 담고 있는 청바지 소재 상·하의 착용은 십수년 전 이곳에선 질식을 동반한 공포의 상징이었답니다. 혹시 들어는 보셨는지? 일명 ‘청사복 체포조(백골단)’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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