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터클한 버스 옆구리
등록 : 2005-08-24 00:00 수정 :
▣ 반이정/ 미술평론가 http://dogstylist.com
18세기에 인쇄된 ‘검둥이 염가 판매’라 기재된 노예 전단지는 21세기적 시점 혹은 인도주의적 견지에선 경악을 금치 못할 광고의 예입니다. 재화를 널리 보급, 유통하려는 욕망은 광고라는 후기 자본 최고의 얼굴마담을 창조했지요. 오죽하며 한 진보 사상가는 이같은 세상을 빗대어 ‘스펙터클의 사회’라 일렀을까요. 요즘은 '친절한 금자씨'의 상영 소식도 도심을 가로지르며 홍보된다지요? 주행 중인 시내버스의 차체에 붙은 홍보 전단은 버스 노선표보다 큽니다. 영화에 국한하지 않는 이 이동식 유세 차량은 신용카드, 사설 영어학원, 심지어 패밀리 레스토랑에 이르기까지 물 좋은 삶을 권장하는 녀석들을 죄다 옆구리에 붙이고 다닙니다. 볼거리가 요구되는 세상은 운송수단이라고 예외로 남겨두는 법이 없는 게지요. 시내 곳곳을 누비며 발품을 파는 버스의 속성상 홍보 효과는 제법 긍정적인 모양입니다. 이따금 재작년 상영작을 붙이고 다니는 ‘철없는’ 버스가 발견되지만, 그쯤이야 향수 스펙터클의 충족쯤으로 눈감아주면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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