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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도심의 야경은 두개의 네온 색의 각축장이었습니다. 한쪽은 적십자를 앞세운 ‘하나님’의 군대가, 다른 쪽은 적·녹을 혼재한 숙박업의 대항군이었기에 성속(聖俗)간의 대치전을 방불케 했습니다. 하여 전자는 절제를, 후자는 욕망을 미끼로 심란한 밤을 포섭하려 들었습니다. 세상도 변해, 이 단조로운 색채 균형은 다채로운 색감각과 세련된 디자인의 도전으로, 도심의 밤풍경 속에서 낮은 곳에 임하게 되지요. 하지만 여전히 적·녹으로 자신의 존재를 호소하는 숙박업소의 입장은 어떻게 설명될까요. 두개의 상반된 배색으로 심리적 긴장을 유발하는 보색은 신경생리학의 해설입니다. 그리고 적·녹은 그 보색의 대표 격이라 할 만하지요. 그러니 적·녹 사이의 ‘긴장 유발’이 뜨거운 피들의 애정심리를 투영해서인 건 아닐까요? 사랑의 본질이 긴장 유발과 동행하는 한, 숙박업소의 전폭적인 적·녹 신뢰는 쉽게 금가지 않겠군요. 여관은 그렇다 치고, 교회의 적색 선호는 뭐죠? 혹시 ‘보혈’의 시각화가 낳은 관행 아닐까요.

(사진/ 곽윤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