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폭력 행동의 상세한 지침서 <우리 모두를 위한 비폭력 교과서>
▣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대한민국은 폭력으로 짜인 사회다. 그 폭력은 정교하지도 않아서 거리에서, 학교에서, 술자리에서, 불쑥불쑥 우악스런 모습을 드러내곤 한다. 폭력은 매우 중독성이 강하다. 한번 폭력에 길들여지면 그것이 폭력인지도 모른 채 빠져들게 되고, 폭력을 손에서 놓으면 어찌할지 몰라 우왕좌왕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선 ‘비폭력’을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용기를 필요로 하는 저항이다.
<우리 모두를 위한 비폭력 교과서>(아키 유키오 지음, 하시모토 마사루 그림, 부키 펴냄)는 말 그대로 비폭력 행동을 위한 교과서다. 폭력이란 무엇인지, 세계의 비폭력 활동가들은 누구인지, 비폭력 행동을 위한 구체적 지침은 무엇인지 재치 있는 그림과 함께 쉬운 언어로 조근조근 설명한다. 비폭력에 대한 이런저런 자료를 짜깁기해놓아 다소 산만한 감은 있다. 일본의 상황을 토대로 쓰였지만, 우리의 현실에 대응해도 무리는 없다.
지은이 아키 유키오는 이른바 ‘전공투 세대’다. 그러니까 냉전시대의 폭력뿐 아니라 저항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폭력에도 신물이 난 세대다. 지은이는 머리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날마다 집회, 시위, 조직 내의 계파 투쟁, 린치가 이어졌다. 이렇게 서로 피를 흘리다가는 아무것도 이루어낼 수 없다는 생각은 날이 갈수록 강해졌다.” 이 책은 지은이가 젊은 날부터 축적한 비폭력 행동의 경험을 드러낸다. 책은 폭력과 비폭력의 정의부터 시도한다. ‘사랑의 매’인지 ‘구타’인지 정의 내리기 어려운 것처럼, 폭력과 비폭력의 경계선은 분명하지 않다. 가장 일반적인 의미의 폭력은 육체, 정신, 물질에 대한 강제력이나 침해를 말하는 ‘직접적 폭력’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근본적인 ‘구조적 폭력’이 있다. 이것은 사회 구조 자체가 만들어내는 사람에 대한 육체적·정신적 강제력이나 침해를 말한다. 이런 정의에 따르면 테러리즘, 핵, 미디어, 경제 개발을 뜻하는 ‘팍스 이코노미카’ 등도 모두 폭력이다. 특히 최대의 폭력은 권력에 의한 폭력이다. 책은 이어 세계의 “멋있는” 비폭력주의자들을 소개한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마하트마 간디, 레프 톨스토이 등 이름이 널리 알려진 사상가들 외에도 다나카 쇼조, 후지이 닛다쓰, 스나가와 투쟁에 나선 부인들 등 일본 활동가들의 모습도 살펴볼 수 있다. 비폭력 행동은 자신에 대한 성찰뿐 아니라 폭력을 행사하는 상대의 인간성도 성찰하는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한다. 책의 부록에 딸린 ‘비폭력 실천 방법 안내’도 꽤 실용적이다. 전단을 배포하는 데 경찰관이 와서 제지하면? 미리 경찰관에 대응할 담당자를 정해놓고, 경찰관과 토론하는 틈새를 타서 신속하게 배포한다. 비폭력 행동은 폭력 없는 ‘퍼펙트 월드’를 꿈꾼다는 점에서 매우 순진한 공상이라고 볼 수도 있다. 여기엔 존 레넌의 <이매진>의 가사 중 한 부분이 좋은 답변이 되겠다. “당신들은 언젠가 나를 보고 공상가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난 혼자가 아니야.”

지은이 아키 유키오는 이른바 ‘전공투 세대’다. 그러니까 냉전시대의 폭력뿐 아니라 저항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폭력에도 신물이 난 세대다. 지은이는 머리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날마다 집회, 시위, 조직 내의 계파 투쟁, 린치가 이어졌다. 이렇게 서로 피를 흘리다가는 아무것도 이루어낼 수 없다는 생각은 날이 갈수록 강해졌다.” 이 책은 지은이가 젊은 날부터 축적한 비폭력 행동의 경험을 드러낸다. 책은 폭력과 비폭력의 정의부터 시도한다. ‘사랑의 매’인지 ‘구타’인지 정의 내리기 어려운 것처럼, 폭력과 비폭력의 경계선은 분명하지 않다. 가장 일반적인 의미의 폭력은 육체, 정신, 물질에 대한 강제력이나 침해를 말하는 ‘직접적 폭력’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근본적인 ‘구조적 폭력’이 있다. 이것은 사회 구조 자체가 만들어내는 사람에 대한 육체적·정신적 강제력이나 침해를 말한다. 이런 정의에 따르면 테러리즘, 핵, 미디어, 경제 개발을 뜻하는 ‘팍스 이코노미카’ 등도 모두 폭력이다. 특히 최대의 폭력은 권력에 의한 폭력이다. 책은 이어 세계의 “멋있는” 비폭력주의자들을 소개한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마하트마 간디, 레프 톨스토이 등 이름이 널리 알려진 사상가들 외에도 다나카 쇼조, 후지이 닛다쓰, 스나가와 투쟁에 나선 부인들 등 일본 활동가들의 모습도 살펴볼 수 있다. 비폭력 행동은 자신에 대한 성찰뿐 아니라 폭력을 행사하는 상대의 인간성도 성찰하는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한다. 책의 부록에 딸린 ‘비폭력 실천 방법 안내’도 꽤 실용적이다. 전단을 배포하는 데 경찰관이 와서 제지하면? 미리 경찰관에 대응할 담당자를 정해놓고, 경찰관과 토론하는 틈새를 타서 신속하게 배포한다. 비폭력 행동은 폭력 없는 ‘퍼펙트 월드’를 꿈꾼다는 점에서 매우 순진한 공상이라고 볼 수도 있다. 여기엔 존 레넌의 <이매진>의 가사 중 한 부분이 좋은 답변이 되겠다. “당신들은 언젠가 나를 보고 공상가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난 혼자가 아니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