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21 ·
  • 씨네21 ·
  • 이코노미인사이트 ·
  • 하니누리
표지이야기

연극/ 물 속에서 인형을 조종하네!

320
등록 : 2000-08-01 00:00 수정 :

크게 작게

8월은 여름방학 ‘대목’… '춘천인형극제' 등 어린이들을 위한 연극공연 풍성

(사진/뮤지컬 <오즈의 마법사>)
여름방학이 끼어 있는 8월에는 유난히 어린이들을 위한 연극공연이 많이 있다. 다른 때라면 좀처럼 보기 힘든 해외의 전문 어린이 극단들도 줄을 이어 한국에 온다. 이들 공연은 인형극에서 환상적인 신체극, 아이스 발레에 이르기까지 장르도 다양해 방학 동안 몸과 함께 쉬기 십상인 아이들의 상상력을 좌우상하로 자극할 수 있는 좋은 교육이 될 것이다.

8월10일부터 15일까지 춘천 시내 곳곳의 공연장과 거리에서 펼쳐지는 ‘춘천인형극제 2000’은 국내외 75개 극단에서 650여명이 참가하는 국내 최대의 인형극 축제다. 올해로 열두 번째를 맞는 이 행사는 해마다 5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인형극인과 어린이들의 축제로 자리잡았다. 올해는 37개의 국내 전문인형극단과 31개의 아마추어 극단, 그리고 7개의 해외인형극단이 참가해 줄인형, 막대인형, 손인형, 장대인형극 등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이 가운데 인형조종자가 물에 들어가 인형을 조종하는 베트남 국립 수중인형극단의 수중인형극은 매우 독특한 작품이다. 인형조종자가 허리까지 물에 잠긴 채 긴 장대를 이용해 나무인형을 조정하면서 독특한 신비감을 주는 수중인형극은 베트남 제일의 관광상품이기도 하다. 주최쪽은 이 공연을 위해 공지천 주변에 가설 수영장을 만들었다. 특유의 우아한 인형들과 그림 같은 장면 묘사가 많이 나타나는 러시아 전통인형극과 배우들이 장대 같은 죽마를 타고 연기하는 헝가리의 전통 공연양식도 즐길 수 있다. 이 밖에 중국과 체코, 일본의 인형극단이 참가한다. 인형극 공연뿐 아니라 행사 기간 내내 춘천 거리 곳곳에서 마술쇼, 코스츔 플레이, 판소리 공연, 재즈 콘서트 등 다양한 이벤트들이 준비되어 축제 분위기를 거든다. 문의 02-747-1364, 033-257-5493∼7.

(사진/러시아 극단 인형의 집의 <신데렐라>)
8월10일까지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우수 어린이 연극 초청공연’은 한국과 러시아, 덴마크 3국의 서로 다른 동화적 상상력을 비교해볼 수 있는 연극 무대다. 첫 무대로 올해 서울 어린이 연극상 최우수상을 받은 극단 민들레의 <놀보, 도깨비를 만나다>(자유소극장)는 동서양의 구두쇠 대표인 놀보와 스크루지가 만난다는 코믹한 설정으로 민담 속의 다양한 도깨비들이 등장하는 마당놀이다. 두 번째 무대인 러시아 극단 지티스의 <왕자 이반의 사랑여행>(자유소극장)은 은빛 세상을 무대로 신비로움이 가득한 러시아 전래동화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으로 현실의 경계를 뛰어넘는 환상적인 이야기 구조가 어른들에게도 흥미로울 만하다. 마지막으로 덴마크 바티다 극단의 <매직파워>(토월극장)는 쓰레기장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일종의 신체극으로 리드미컬한 음악과 괴상한 소리들이 연극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작품이다.

(사진/성 페테르부르크 국립 아이스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또한 예술의전당에서는 97년 오스트레일리아의 어린이 극단 REM과 공동 제작해 두 나라에서 매진사례를 기록했던 뮤지컬 <베짱이의 모험>을 3년 만에 다시 올린다. 정체성을 잃은 아이가 존재론적(?) 고민을 풀어가는 철학적인 주제의 작품이지만 화려한 의상과 라이브 밴드의 흥겨움으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췄다. 문의 02-580-1134.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으로는 8월11∼20일까지 열리는 성 페테르부르크 국립 아이스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도 빼놓을 수 없다. 성 페테르부르크 국립 아이스 발레단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 반열의 아이스발레 극단.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특별제작되는 얼음 위에서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문의 02-548-4480. 호암아트홀이 개관 15주년을 맞아 일본과 합작해 만드는 뮤지컬 <오즈의 마법사>는 웬만한 성인 대형뮤지컬에 버금가는 규모의 공연이다. 일본에서 온 전문가들이 음악과 미술, 조명, 안무 등을 맡고 뮤지컬 배우 임선애, 탤런트 홍석천 등이 출연한다. 8월4일∼9월3일까지 문의 02-751-9652.

김은형 기자dmsgud@hani.co.kr



좋은 언론을 향한 동행,
한겨레를 후원해 주세요
한겨레는 독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취재하고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