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민의 술 이야기]
▣ 김학민/ 학민사 대표 · 음식칼럼니스트 hakmin8@hanmail.net
술은 인간의 슬픔을 잊게 하고 기쁨을 배가시키기도 한다. 술은 인간 사이의 경계심을 풀게 하여 사랑의 가교 역할을 한다. 술은 인간의 용기를 북돋워 진실을 드러내게 한다. 또 적당한 술은 인간의 정신적·신체적 기능에 자극과 활력을 주어 건강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술은 인간으로 하여금 알코올 뒤에 숨어 태연하게 거짓을 뱉어내게도 한다. 술은 인간의 염치를 쫓아내고 짐승의 본성을 드러내게도 한다. 술은 기억을 지워 인간의 일상을 뒤흔들기도 한다. 그리고 지나친 술은 정신적·신체적 기능을 악화시켜 인간을 황폐화시킨다. 이처럼 술은 인간의 정신과 신체를 두 얼굴의 모습으로 지배하고 있다. 곧 술의 본성은 야누스적이라는 것이다. 나는 그렇기 때문에 “신은 물을 만들었고 인간은 술을 만들었다”는 빅토르 위고의 말이 설득력 있게 들리지 않는다. 인간의 본성 속에 감추어진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을 이렇게도 저렇게도 드러나게 희롱하는 물질을 왜 인간이 만들어냈겠는가? 물도 신이 만들고 술도 신이 만들지 않았을까? 어찌되었거나, 서양에서는 로마 신화 속의 바쿠스 신이 술을 처음으로 만들었다고 전해져오고 있고, 동양에서는 중국 하나라 때 의적(儀狄)과 두강(杜康)이 처음으로 곡류로 술을 빚어 왕에게 헌상했다는 전설이 있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술을 딴 이름으로 ‘두강’이라고도 부른다. 또 이집트 신화에서는 오시리스가 사자(死者)의 나라의 왕이 된 뒤 보리로 술을 빚는 법을 최초로 가르쳤다고 하며, 성경에서는 구약성서의 ‘노아의 방주’ 이야기에 하느님이 노아에게 포도의 재배방법과 포도주 제조법을 가르쳐주었다고 씌어 있다. 그러나 최초로 술을 빚은 또는 발견한 생명체는 신도 사람도 아닌 원숭이로 추정한다. 바위의 움푹 팬 곳이나 나뭇등걸 틈에 자연적으로 떨어지거나 원숭이가 숨겨놓은 과실이 우연히 발효된다. 이것을 처음에는 원숭이가, 나중에는 인간이 먹어보고 맛이 좋아 계속 만들어 먹은 것이 술로 발전했다는 설이다. 결국 최초의 술은 자연의 조화에 의해 발효되어 시작됐으니 술을 만든 이는 신이라고 보는 것이 크게 틀리지는 않은 것 같다. 이처럼 술이 언제부터 있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술은 인류의 시작과 더불어 오랜 세월 역사 발전에 직접 또는 간접으로 함께하면서 엄청난 영향과 사연, 이야깃거리를 남겨주었다. 이 연재물은 머나먼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그리고 미래를 향해 계속 진행해가고 있는 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려 한다. 인류사회의 다양한 술문화, 여러 가지 술 소개, 품격 있는 음주법, 인심 좋은 술집, 맛있는 안주, 멋있는 술꾼 등 ‘술에 대한 모든 것’이 이 연재물의 주제이다. 간절히 부탁하노니 전국의 술꾼들이여, 좋은 정보 주시라.

(일러스트레이션/ 이강훈)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술은 인간으로 하여금 알코올 뒤에 숨어 태연하게 거짓을 뱉어내게도 한다. 술은 인간의 염치를 쫓아내고 짐승의 본성을 드러내게도 한다. 술은 기억을 지워 인간의 일상을 뒤흔들기도 한다. 그리고 지나친 술은 정신적·신체적 기능을 악화시켜 인간을 황폐화시킨다. 이처럼 술은 인간의 정신과 신체를 두 얼굴의 모습으로 지배하고 있다. 곧 술의 본성은 야누스적이라는 것이다. 나는 그렇기 때문에 “신은 물을 만들었고 인간은 술을 만들었다”는 빅토르 위고의 말이 설득력 있게 들리지 않는다. 인간의 본성 속에 감추어진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을 이렇게도 저렇게도 드러나게 희롱하는 물질을 왜 인간이 만들어냈겠는가? 물도 신이 만들고 술도 신이 만들지 않았을까? 어찌되었거나, 서양에서는 로마 신화 속의 바쿠스 신이 술을 처음으로 만들었다고 전해져오고 있고, 동양에서는 중국 하나라 때 의적(儀狄)과 두강(杜康)이 처음으로 곡류로 술을 빚어 왕에게 헌상했다는 전설이 있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술을 딴 이름으로 ‘두강’이라고도 부른다. 또 이집트 신화에서는 오시리스가 사자(死者)의 나라의 왕이 된 뒤 보리로 술을 빚는 법을 최초로 가르쳤다고 하며, 성경에서는 구약성서의 ‘노아의 방주’ 이야기에 하느님이 노아에게 포도의 재배방법과 포도주 제조법을 가르쳐주었다고 씌어 있다. 그러나 최초로 술을 빚은 또는 발견한 생명체는 신도 사람도 아닌 원숭이로 추정한다. 바위의 움푹 팬 곳이나 나뭇등걸 틈에 자연적으로 떨어지거나 원숭이가 숨겨놓은 과실이 우연히 발효된다. 이것을 처음에는 원숭이가, 나중에는 인간이 먹어보고 맛이 좋아 계속 만들어 먹은 것이 술로 발전했다는 설이다. 결국 최초의 술은 자연의 조화에 의해 발효되어 시작됐으니 술을 만든 이는 신이라고 보는 것이 크게 틀리지는 않은 것 같다. 이처럼 술이 언제부터 있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술은 인류의 시작과 더불어 오랜 세월 역사 발전에 직접 또는 간접으로 함께하면서 엄청난 영향과 사연, 이야깃거리를 남겨주었다. 이 연재물은 머나먼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그리고 미래를 향해 계속 진행해가고 있는 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려 한다. 인류사회의 다양한 술문화, 여러 가지 술 소개, 품격 있는 음주법, 인심 좋은 술집, 맛있는 안주, 멋있는 술꾼 등 ‘술에 대한 모든 것’이 이 연재물의 주제이다. 간절히 부탁하노니 전국의 술꾼들이여, 좋은 정보 주시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