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별한 아내와의 짧은 재회를 그린 TV형 러브스토리 <지금, 만나러…>
▣ 이성욱/ <씨네21> 기자 lewook@cine21.com
지난해 일본에서 베스트셀러 소설이 된 뒤 영화로 만들어져서도 큰 인기를 얻었던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이모저모로 <러브 레터>를 떠올리게 한다. 예쁜 화면으로 정성껏 꾸며놓은 감성적인 러브스토리라는 점도 그렇지만 과거의 어떤 순간들에 고이 담아놓았던 사랑의 기억들이 반전처럼 등장한다. 어느 한쪽이 죽음을 맞이한 뒤에야 절절한 사연의 순간들이 펼쳐진다는 것도 닮았다. 흥미롭게도 <러브 레터>는 그 사랑을 현실 속에서 만나게 해주지 않아 가슴 아픈 여운을 남기지만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현실에서, 또 판타지 같은 기적을 통해 두번씩이나 운명적인 사랑을 확인시켜준다. 어쨌든 결론은 하나다. 유한한 생명이 영원한 사랑을 꿈꾸려면 그 사람과의 만남이 완벽한 사랑, 운명이라고밖에 달리 일컬을 수 없는 사랑이었다고 기억하는 수밖에 없다. <러브 레터>가 ‘그건 결국 판타지 아닐까’라고 비관적인 질문을 남긴다면,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다소 엽기적인 방식으로 이 믿음을 신화화한다.
러브스토리지만 영화는 어딘가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풍긴다. 아이오 타쿠미(나카무라 시도우)와 6살난 아들 유우지(다케이 쇼우)는 시작부터 아내이자 엄마인 미오(다케우치 유코)를 저 세상으로 보냈기 때문이다. 친척들은 무리하게 아들을 낳으려다 병을 얻은 게 화근이었다고 공공연히 떠들어 어린 아들의 가슴에 깊은 죄책감을 심어놓았다. 그런데 마냥 귀여운 이들 부자는 미오가 죽은 지 1년이 지나 장마가 다가오자 설레기 시작한다. 미오가 죽기 전 “1년 후 비의 계절에 돌아올게”라는 약속을 남겼기 때문이다. 누구도 믿기 힘든 이 약속을 어린 아빠와 아들은 의심치 않았고, 마침내 미오를 다시 만난다. 어여쁜 미오는 소년 같은 두 남자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자신이 남편이며 아들이라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기묘한 동거에 들어간다. 물론 아빠와 아들은 미오가 죽었다가 다시 돌아왔다는 것, 장마가 끝나면 다시 돌아가야 할 운명이라는 것을 절대로 입 밖에 내지 않는다. 그리고 미오는 차츰 두 남자를 다시 사랑하게 된다. TV 드라마 연출만 해오다 첫 영화를 만든 도이 노부히로 감독은 자신의 전공답게 이 작품을 TV형 러브스토리로 만들었다. 굳이 ‘TV형’이란 표현을 끌어들인 건 이 작품이 운명적인 사랑, 끔찍한 가족애, 죽음으로 비애를 확장하는 전략, 우연과 판타지 등으로 점철돼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대중친화적이기도 하다. 유심히 볼 대목은 영화가 끝난 뒤 크레딧이 올라갈 때 나오는 그림동화다. 미오가 유우지에게 남겨준 동화는 그녀가 외로움에서 탈출하는 방법으로 소년 같은 두 남자를 만나고 사랑하게 됐다고 들려준다. 그러니까 두 남자에겐 미오와의 사랑이 운명이고 전부였으나 미오에겐 수단이고 선택이었던 것이다. 영화는 이 동화의 확대판인데 흥미로운 건 훨씬 사색적이고, 현실적이며, 의미심장하다는 점이다.

러브스토리지만 영화는 어딘가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풍긴다. 아이오 타쿠미(나카무라 시도우)와 6살난 아들 유우지(다케이 쇼우)는 시작부터 아내이자 엄마인 미오(다케우치 유코)를 저 세상으로 보냈기 때문이다. 친척들은 무리하게 아들을 낳으려다 병을 얻은 게 화근이었다고 공공연히 떠들어 어린 아들의 가슴에 깊은 죄책감을 심어놓았다. 그런데 마냥 귀여운 이들 부자는 미오가 죽은 지 1년이 지나 장마가 다가오자 설레기 시작한다. 미오가 죽기 전 “1년 후 비의 계절에 돌아올게”라는 약속을 남겼기 때문이다. 누구도 믿기 힘든 이 약속을 어린 아빠와 아들은 의심치 않았고, 마침내 미오를 다시 만난다. 어여쁜 미오는 소년 같은 두 남자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자신이 남편이며 아들이라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기묘한 동거에 들어간다. 물론 아빠와 아들은 미오가 죽었다가 다시 돌아왔다는 것, 장마가 끝나면 다시 돌아가야 할 운명이라는 것을 절대로 입 밖에 내지 않는다. 그리고 미오는 차츰 두 남자를 다시 사랑하게 된다. TV 드라마 연출만 해오다 첫 영화를 만든 도이 노부히로 감독은 자신의 전공답게 이 작품을 TV형 러브스토리로 만들었다. 굳이 ‘TV형’이란 표현을 끌어들인 건 이 작품이 운명적인 사랑, 끔찍한 가족애, 죽음으로 비애를 확장하는 전략, 우연과 판타지 등으로 점철돼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대중친화적이기도 하다. 유심히 볼 대목은 영화가 끝난 뒤 크레딧이 올라갈 때 나오는 그림동화다. 미오가 유우지에게 남겨준 동화는 그녀가 외로움에서 탈출하는 방법으로 소년 같은 두 남자를 만나고 사랑하게 됐다고 들려준다. 그러니까 두 남자에겐 미오와의 사랑이 운명이고 전부였으나 미오에겐 수단이고 선택이었던 것이다. 영화는 이 동화의 확대판인데 흥미로운 건 훨씬 사색적이고, 현실적이며, 의미심장하다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