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애니메이션 <샤크>의 잡종 패러디가 남긴 묘한 여운
▣ 이성욱/ <씨네21> 기자 lewook@cine21.com
3D애니메이션 <샤크>는 흥겨운 리듬으로 가득 찬 고속 롤러코스터지만 감상기를 최대한 압축하라면 ‘미묘한 착잡함’이다. 작품에 큰 하자가 있어서라기보다 <대부>와 <죠스>를 코믹 뮤지컬로 엮어간 잡종 텍스트가 남긴 어떤 여운 때문이다. 첫 번째는 로버트 드 니로와 마틴 스코시즈를 꼭 닮은 상어와 복어가 던져준다. 마피아 보스 돈 리노와 뻔뻔스런 사업가 사익스는 로버트 드 니로와 마틴 스코시즈 감독의 외모와 말투를 기막히게 흉내낸다(아마도 나이가 좀 찬 영화팬이라면 이 대목이 가장 재밌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상어 돈 리노는 로버트 드 니로의 뺨 오른쪽에 붙은 커다란 점을 옮겨와 <언터쳐블>의 알 카포네(로버트 드 니로)보다 더 너그러운 면모로 대부처럼 말하고 행동한다. 사익스는 뜨거운 김을 잔뜩 품은 복어로 마틴 스코시즈 감독의 두꺼운 눈썹과 눈을 그대로 닮았는데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때론 방정맞은 말들이 흥미롭기 그지없다. 캐릭터 묘사는 이들의 파트너십까지 흉내낸다. <분노의 주먹> <택시 드라이버> 등 오랜 세월을 함께 일하며 친구 사이가 돼버린 이들의 대화법이 정말 이럴 것 같다. 돈 리노가 사익스를 불러다가 뭔가 지시하려고 할 때다. “자네와 난 길고 긴 세월을 함께 일했어.” “일이라고 하긴 좀….” “마저 들어, 자넨….” “난 널 좋아해.” “마저 들으래도!”
물론 위엄을 내던지고 물고기로 위장해 익살 떠는 거장을 비난할 맘은 없지만 품새에 걸맞지 않은 코믹물에 자꾸 등장하는 로버트 드 니로의 요즘 행보가 겹쳐 이상한 효과를 낸다. 그가 맡아온 그간의 캐릭터가 새겨놓은 아우라가 자꾸 침식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마틴 스코시즈가 덩달아 추임새를 넣는 것 같아 이 느낌은 증폭된다. 두 번째는 패러디 왕국의 허약한 실체를 봐버린 것 같은 느낌. 드림웍스는 디즈니 동화의 위선을 통쾌하게 뒤집은 패러디 애니메이션 <슈렉>으로 순식간에 ‘스타’가 됐다. 그리고 그다지 도전적이지 않은 <슈렉2>로 또 한번 시장을 석권하더니 메트로폴리스의 전형성을 고스란히 수중으로 옮겨놓은 <샤크>로 자신들의 크리에이티브 원천은 여전히 패러디라고 웅변한다. <죠스>의 테마곡으로 시작해 게이의 커밍아웃을 패러디한 채식주의자 상어의 커밍아웃, 뉴욕 타임스스퀘어를 빼다박은 산호초 리프의 점보트론과 빌보드, 교통체증, 그리고 코랄콜라, 피시 킹, 겁(GUP) 등 유명 브랜드의 전시장. 패러디의 절정은 목소리 연기를 위한 스타 캐스팅과 이들 스타들의 물고기화다. 윌 스미스, 르네 젤위거, 안젤리나 졸리가 딱 그 얼굴로 물고기가 돼 나타난다. 잔재미는 있으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패러디의 행진을 보면서 <슈렉>의 도전성에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던 손이 어째 무안해진다. 세 번째는 일종의 질투심에서 온다. 예컨대 팜므파탈 물고기 안젤리나 졸리의 캐릭터는 섹시하지 않으나 그 화려한 색감과 율동을 만들어낸 기술은 대단해 보인다. 상상하면 뭐든지 만들어내는 할리우드의 솜씨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이렇게 자꾸 돌파해내는구나 하는 부러움과 질시에 젖어드는 걸 막을 수가 없다.

물론 위엄을 내던지고 물고기로 위장해 익살 떠는 거장을 비난할 맘은 없지만 품새에 걸맞지 않은 코믹물에 자꾸 등장하는 로버트 드 니로의 요즘 행보가 겹쳐 이상한 효과를 낸다. 그가 맡아온 그간의 캐릭터가 새겨놓은 아우라가 자꾸 침식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마틴 스코시즈가 덩달아 추임새를 넣는 것 같아 이 느낌은 증폭된다. 두 번째는 패러디 왕국의 허약한 실체를 봐버린 것 같은 느낌. 드림웍스는 디즈니 동화의 위선을 통쾌하게 뒤집은 패러디 애니메이션 <슈렉>으로 순식간에 ‘스타’가 됐다. 그리고 그다지 도전적이지 않은 <슈렉2>로 또 한번 시장을 석권하더니 메트로폴리스의 전형성을 고스란히 수중으로 옮겨놓은 <샤크>로 자신들의 크리에이티브 원천은 여전히 패러디라고 웅변한다. <죠스>의 테마곡으로 시작해 게이의 커밍아웃을 패러디한 채식주의자 상어의 커밍아웃, 뉴욕 타임스스퀘어를 빼다박은 산호초 리프의 점보트론과 빌보드, 교통체증, 그리고 코랄콜라, 피시 킹, 겁(GUP) 등 유명 브랜드의 전시장. 패러디의 절정은 목소리 연기를 위한 스타 캐스팅과 이들 스타들의 물고기화다. 윌 스미스, 르네 젤위거, 안젤리나 졸리가 딱 그 얼굴로 물고기가 돼 나타난다. 잔재미는 있으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패러디의 행진을 보면서 <슈렉>의 도전성에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던 손이 어째 무안해진다. 세 번째는 일종의 질투심에서 온다. 예컨대 팜므파탈 물고기 안젤리나 졸리의 캐릭터는 섹시하지 않으나 그 화려한 색감과 율동을 만들어낸 기술은 대단해 보인다. 상상하면 뭐든지 만들어내는 할리우드의 솜씨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이렇게 자꾸 돌파해내는구나 하는 부러움과 질시에 젖어드는 걸 막을 수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