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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대중음악] “힙합은 우리의 공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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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4-09-15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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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현 기자 groove@hani.co.kr

8월 중순 5집 <하나 하면 너와 나>(One is not a lonely word)를 내놓은 ‘드렁큰 타이거’. 타이거 JK(서정권·30)와 DJ 샤인(임병욱·30)으로 구성된 ‘술 취한 호랑이’는 한국 힙합의 짧은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들이다. 이번 5집을 통해 한국 힙합의 묘미를 안정감 있게 보여주고 있다.

- 1집을 냈을 때와 비교해서 감회를 말하면.

DJ샤인(왼쪽)과 타이거JK.
= 이번 5집도 지금껏 꾸준히 해온 작업의 연장선에 있다. 음반시장이 안 좋아서 마음을 비우고 나왔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아서 기쁘다.

- 우람한 남학생들만 좋아할 듯한데.


= 초등학생, 중·고생, 대학생, 직장인, 다 있다. 초기엔 남녀가 7:3 정도였는데 요즘은 반반이다.

- 재미교포라 한국랩을 못한다는 일부 비판도 있었다.

= 비판은 비판으로 달게 받으면서 우리말에 대한 탐색을 계속했다. 요즘은 우리말 랩에 흠뻑 빠져 있다. 한국어는 한 음절씩 잘라서 의미를 표현할 수 있고, 재미있는 표현도 많다.

- 인기차트를 누비는 ‘힙합’ 표방곡들을 어떻게 생각하나.

= 누구나 ‘랩’을 할 수는 있지만 남이 써준 가사를 외워 읊는 건 ‘랩’이 아니다. 그런데 그런 이들이 “우리는 힙합이다”라고 말하면 괴로운 게 사실이다.

- 어떤 메시지를 담는가.

= 일상에서 포착한 느낌들을 푼다. <편의점>이라는 곡은 편의점의 여자 점원과 한 남자 고객의 속마음으로 현대 사회에서 단절된 인간관계를 표현해보려 했다. 사랑과 용서를 얘기한 노래도 있다.

- 어떤 무대를 좋아하나.

= 열기가 있는 대학축제가 좋다. 그런 곳에서 만난 학생들이 방송작가가 되어 ‘몰래 한번 노래 더 틀었다’며 아는 척해오기도 한다. 무대에서 쌓은 친분이 ‘힙합 친구’들을 만든다.

- 힙합과 당신들의 미래는.

=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하고 있어도, 그 인생은 ‘힙합’이다(DJ샤인). 힙합이 하나의 사업임이 분명하다. 힙합을 좋아하는 이들이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 기반을 넓히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타이거 JK). 힙합은 종교가 아니다. 우리의 ‘공기’다(DJ 샤인·타이거 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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