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건아들’ 인터뷰]
김수병 기자 hellios@hani.co.kr
7080 그룹 ‘건아들’을 서울 마포구 합정동 지하 연습실에서 만났다. 주요 멤버들의 나이가 40대 중반을 넘어섰지만 누구도 ‘나이 티’를 내지 않으려 했다. 넓어진 이마를 모자로 가리며 “한때는 이마가 좁아서 걱정했다”며 너스레를 떠는 그들에게서 실제 나이를 떠올리는 것은 쉽지 않았다. 아직도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건아들은 ’올드보이 무대’에 오르는 팀으로는 유일하게 오리지널 멤버를 중심으로 음악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10여년 만에 새 음반을 발표하기도 했다.
캠퍼스 밴드 전성기의 끝자락에 있는 건아들. 이들은 <젊은 미소>로 1980년 ‘TBC 젊은이의 가요제’에서 장려상을 받은 뒤 <금연>(1984), <잊지는 않겠어요>(1986) 등을 잇따라 히트시키며 80년대를 대표하는 캠퍼스 밴드로 군림했다. <젊은 미소>가 서서히 빛을 보면서 대중 속에서 10년을 보냈던 것이다. 하지만 90년대에 그들의 자리는 어디에도 없었다. 대중으로부터 완전히 멀어진 사이 ‘건아들의 후예’를 자처하는 밴드들이 들쭉날쭉 무대에 오르내려도 ‘원조’임을 내세울 수조차 없었다.
그렇게 대중으로부터 멀어져 있는 동안 멤버들은 라디오방송의 음악을 담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각자의 길을 찾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음악에 묻혀 인기를 주식으로 알고 살았던 이들이 홀로 만난 세상은 만만하지 않았다. 맏형 노릇을 하던 베이스의 정낙인은 경기도 광주에 닭갈비집을 차려 나름대로 ‘재미’를 보기도 했다. 보컬 곽종목이 만난 세상은 더욱 가혹했다. 디스크로 수술을 거듭하며 90년대 후반 4년을 병상에서 지내다시피 했다. 기타의 심영섭만 녹음실을 운영하며 음악 언저리에서 지냈다.
한동안 떨어져 지내던 원년 멤버들이 다시 만난 것은 2000년 초였다. “청소년기부터 갈고 닦은 음악 실력은 여전히 녹슬지 않았었다. 음악에 대한 열정을 어디에라도 풀어놓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곽종목) 지금이 아니면 영영 불가능할 것이라는 데 뜻을 모은 뒤 연습실에서 전성기 모습을 복원했다. 그럼에도 오를 수 있는 무대는 미사리 라이브 카페뿐. 아예 공중파 방송을 타는 것은 꿈도 꾸지 않았다. 지난 시절의 노래를 부르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없었던 이들은 올해 초 신곡과 캠퍼스 밴드 히트곡을 묶은 5집 음반을 냈다. “그것이 ‘추억의 7080 캠퍼스 밴드’ 바람으로 이어질 줄은 아무도 몰랐다. 우리 음반이 힙합 댄스와 트로트 사이에 끼지 못하는 세대들의 음악적 갈증을 풀어주는 기폭제 구실을 한 듯하다.”(심영섭) 건아들은 음반을 녹음하면서 만난 최광수(라이너스), 김철(장남들), 고상목(블랙테트라), 로커스트(김태민) 등과 함께 올해 2월 한국방송 <열린 음악회>에 출연하면서 폭발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를 계기로 대학가요제 출신 밴드 모임인 ‘대가회’(대학가요제회·회장 여병섭·샌드페블스)를 만들었고, 세종문화회관과 상암 월드컵경기장 공연까지 가졌다. 평균 연령이 ‘58년 개띠’인 대가회에서 건아들은 막내에 속한다. 새 음반의 대표곡 <우연일까>를 들으면 캠퍼스 밴드의 음악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고 ‘자랑’하는 그들은 어쩔 수 없는 막내들이었다. 이제 건아들은 세대 화합의 밴드라 불릴 만하다. 드럼의 장동욱은 건아들의 노래를 초등학교 때 들었다. “음악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벅찬 감동인데, 월드컵 경기장 무대에 오른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우리가 외롭게 음악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추억과 향수가 아닌 음악성으로 음반시장에서도 당당하게 인정을 받고 싶다.”(정낙인)

사진/ 김진수 기자
한동안 떨어져 지내던 원년 멤버들이 다시 만난 것은 2000년 초였다. “청소년기부터 갈고 닦은 음악 실력은 여전히 녹슬지 않았었다. 음악에 대한 열정을 어디에라도 풀어놓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곽종목) 지금이 아니면 영영 불가능할 것이라는 데 뜻을 모은 뒤 연습실에서 전성기 모습을 복원했다. 그럼에도 오를 수 있는 무대는 미사리 라이브 카페뿐. 아예 공중파 방송을 타는 것은 꿈도 꾸지 않았다. 지난 시절의 노래를 부르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없었던 이들은 올해 초 신곡과 캠퍼스 밴드 히트곡을 묶은 5집 음반을 냈다. “그것이 ‘추억의 7080 캠퍼스 밴드’ 바람으로 이어질 줄은 아무도 몰랐다. 우리 음반이 힙합 댄스와 트로트 사이에 끼지 못하는 세대들의 음악적 갈증을 풀어주는 기폭제 구실을 한 듯하다.”(심영섭) 건아들은 음반을 녹음하면서 만난 최광수(라이너스), 김철(장남들), 고상목(블랙테트라), 로커스트(김태민) 등과 함께 올해 2월 한국방송 <열린 음악회>에 출연하면서 폭발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를 계기로 대학가요제 출신 밴드 모임인 ‘대가회’(대학가요제회·회장 여병섭·샌드페블스)를 만들었고, 세종문화회관과 상암 월드컵경기장 공연까지 가졌다. 평균 연령이 ‘58년 개띠’인 대가회에서 건아들은 막내에 속한다. 새 음반의 대표곡 <우연일까>를 들으면 캠퍼스 밴드의 음악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고 ‘자랑’하는 그들은 어쩔 수 없는 막내들이었다. 이제 건아들은 세대 화합의 밴드라 불릴 만하다. 드럼의 장동욱은 건아들의 노래를 초등학교 때 들었다. “음악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벅찬 감동인데, 월드컵 경기장 무대에 오른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우리가 외롭게 음악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추억과 향수가 아닌 음악성으로 음반시장에서도 당당하게 인정을 받고 싶다.”(정낙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