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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놓치면 후회 ‘예감’- <봄바람 꽃노래>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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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4-04-01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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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정태춘 박은옥 콘서트 〈봄바람 꽃노래〉

4월9일에서 18일까지 서울 제일화재 세실극장(02-3272-2334)

우리 시대의 음유시인이라 알려진 정태춘 박은옥 부부. 1980년대 저항의 깃발을 들고 선명한 절규를 풀어낸 뒤 ‘환멸의 90년대’를 통과한 정태춘은 시집 〈노독일처〉(老獨一妻)를 펴내고 무대에 오른다. 그는 먼저 시인이었다. 저항과 환멸의 시대에 그는 무엇에서 희망의 근거를 찾았을까. 그가 노랫말에 담을 수 없었던 ‘변변찮은 이야기’는 울림을 간직한 시상(詩想) 바로 그것이었다.

2년 전 봄, 부부가 같은 장소에서 마련한 ‘봄바람 꽃노래’가 잃어버린 기억을 깨우는 자리였다면, 이번 콘서트는 정태춘이 명명한 ‘2004년 3월혁명’을 여럿이 축하하는 무대인지도 모른다. 다시 봄바람은 불어도, 꽃노래는 불러도 마냥 즐거울 수 없는 시절에 우리의 모습을 서로 확인하는 무대. 시대를 너무나 사랑했기에 분노할 수밖에 없었던 음유시인은 지금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첫 시집 발간을 기념하며 마련한 이번 콘서트에서는 공연 중간에 시인이 낭송하는 시를 들을 수 있고 영상물을 관람하기도 한다. 물론 정태춘의 1집 앨범에 수록된 노래 ‘시인의 마을’에서 2002년 발표한 10집 ‘다시, 첫차를 기다리며’에 이르기까지 서정에서 저항으로 이어진 부부의 노래인생을 체험할 수 있다. 절망과 희망을 넘나들면서도 변하지 않았던 특유의 서정성과 사회의식, 그것을 확인하고 싶지 않은가.


국립극단 정기공연 〈뇌우〉

4월1일부터 7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02-2274-1151~8)

국립극단 53년사와 정기공연 200회 돌파를 기념해 무대에 올리는 대표작 시리즈의 하나로 선정된 해외극이다. 유치진(1950), 이해랑(1988)에 이어 이윤택이 연출하는 작품으로 장장 4시간30분 동안 펼쳐지는 장중한 운명극. 치밀한 구성과 생동하는 인물 그리고 돋보이는 무대미학 들은 지루함을 떨치게 하기에 충분하다.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날 아침부터 새벽까지, 중국 북방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박소영의 〈라이트〉전

4월2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용산구 가갤러리(02-792-8736)

작가의 일관된 관심사인 〈껍질〉 시리즈의 연장선에 있는 전시회로 빛이 새로운 요소로 도입된 ‘등’ 작업을 선보인다. 박소연의 등은 발광하는 조각이면서 인간의 손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껍질을 조각화하는 빛으로 존재한다. 〈껍질〉과 〈등〉을 통해 박소영의 조각 세계는 이성과 감각의 조화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빛과 사물이 만나는 색다른 모습을 맘껏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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