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철_49개의 방>전
4월25일까지 서울 로댕갤러리(02-2259-7781)
반으로 잘려 바닥도 없이 허리 윗부분만이 천장에 매달려 있는 방. 입구부터 방 안 전체가 각목으로 가득 차 한 걸음도 들어갈 수 없는 방. 무수한 문으로 구성되어 미로처럼 길을 찾아 나와야 하는, 그래서 좀처럼 머물 수 없는 방…. 전시장 안에 들어온 이상한(?) 형태의 방들을 체험하며 낯선 느낌에 오히려 신선함을 느낀다면? 로댕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안규철_49개의 방>전은 1980년대 이래 개념적인 미술을 주도해온 작가가 5년 만에 여는 개인전으로, 세개의 범상치 않은 방 설치와 드로잉, 모형 시리즈 등을 전시하고 있다.
개념미술. 미술의 시각적 측면에 대해 개념적 측면을 강조하는 미술을 가리키는 이 말은 그동안 예술에 그다지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낯설기만 하고, 평소 미술에 꽤 관심을 가져왔으므로 웬만한 미술용어쯤 별것 아니라고 자부하는 사람에게도 난해한 작품에 대한 기억쯤으로 남아 있기 쉬운 단어일 것이다. 그러나 안규철의 이번 전시에서는 그런 개념미술의 난해함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다. 그의 작업은 아주 조금만 주의 깊게 다가서면 그 의미가 관객들에게 쉽게 전달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들은 크게 두 그룹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오브제가 이야기와 결합한 형식의 작품들이며(만화적 이미지에 이야기 서술 방식을 결합한 작품 <모자>(1994/2004), 블랙 유머가 들어간 우화적인 이야기 <그 남자의 가방>(1993) 등), 두 번째는 세개의 방으로 이루어진 설치 작업으로 어떤 요소가 너무 많거나 또는 결여됨으로써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방들이다. (<112개의 문이 있는 방>(2003∼2004), <바닥 없는 방>(2004), <흔들리지 않는 방>(2003∼2004)) 현실 속 실제 공간을 본뜬 작품들을 경험하면서 관객들은 부조리를 몸소 체험한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작가는 사람들이 자신이 보는 것을 자동적으로 진실이라고 믿지는 않은지 스스로 질문하기를 희망한다. 아무런 편견 없이 전시장을 찾는다면 거기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조리한 환경 속에서 평소 의심 없이 받아들여온 하찮은 믿음에 대한 신선한 반란을 꿈꾸게 될지 모른다. - 윤옥영/ 가나아트갤러리 큐레이터
공연/ 러시아 국립 카펠라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3월22일 저녁 8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02-399-1733)
1992년 발레리 폴리얀스키가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등극하면서 이 오케스트라는 다시금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거듭났다. 이전의 이름은 ‘소련 연방 문화성 오케스트라’로 러시아에서는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쌍벽을 이루는 관현악단으로 평가받는다. 풍요롭고 따뜻한 소리, 품격 있는 표현, 유연성 있는 프레이징, 균형 잡힌 사운드 등으로 나름의 음악세계를 구축했다.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레이첼 리와의 협연도 이뤄진다.

공연/ 러시아 국립 카펠라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3월22일 저녁 8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02-399-1733)










